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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와일라잇 Oct 04. 2023

슬쩍 건네는 세련된 잔소리, 동화책의 힘

마음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결정하게 해주는 이야기의 힘


 엄마인 제가 사랑스러운 내 아이에게 제일 하고 싶지 않은 말은 ‘잔소리’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많이 하게 되는 말은 ‘잔소리’입니다.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들이 많아서라고 생각합니다만, 엄마와 선생님들은 늘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많이 하는 잔소리 중 하나,


"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렴!"


"친구를 괴롭혀서도 안 되고,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가 있으면 도와주렴!"


이라는 말도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듯하면서도 지켜지지 않는 것, 계속 말하면 지겨워지며 결국 잔소리라, 불리게 되는 중요한 이야기.


 잔소리 대신 친구들 사이에서 겪는 복잡 미묘한 마음과 상황을 공감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전하는 재미있는 동화를 소개합니다.


바로, <one>이라는 동화책입니다.


 주인공인 파랑이는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끔 주변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자신을 사랑하지요. 이런 파랑이를 괴롭히는 존재가 있으니 그건 빨강이입니다.


빨강이는 늘 자신은 멋지지만 파랑이는 멋지지 않다고 큰 소리로 말하며 파랑이를 깎아내립니다. 주변 친구들은 늘 파랑이를 위로하지만 누구도 빨강이에게 맞서지 않지요. 그런 덕분인지 빨강이의 힘은 점점 세져만 갔어요. 더욱 작아지는 파랑이.


그러다가 문득 나타난 새 친구 1.


1은 빨강이의 으스댐과 괴롭힘에 당당히 ‘안돼!’를 외치기 시작하지요. 1의 용기 덕분에 주변 친구들과 파랑이도 용기 있게 ‘안돼!’를 외치는 숫자들로 변신해 갑니다. 마침내 심술궂게 굴었던 빨강이마저 변화시키는 감동의 물결!


동화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감동합니다. 덧붙일 이야기는 없습니다. 이야기를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마음에 용기가 생깁니다. 부당한 일들을 보거나 겪을 때, ‘안돼!’라고 말할 용기, ‘안돼!’라고 외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고 보면, 이야기는 참 멋진 힘이 있습니다.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움직이는 멋진 힘, 세련되고도 슬며시 건네지는 멋진 메시지 앞에서 소리 없는 마음의 다짐을 끌어내거든요.


 그런 매력 덕분에 아이들과 저는 그림책을 읽나 봅니다.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면서도 중요한 이야기를 세련되게 전해주는 그림책을 통해서 우리는 살며시 서로의 경계선 너머로 마음을 건넵니다.


+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내 마음을 담은 동화책 하나 같이 읽어보면 어떨까요? 머리가 아닌, 마음이 울리는 이야기 하나만 있으면 세상 누구보다 멋지게 다짐하고 행동하는 존재, 어린이의 매력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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