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부러워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오래된 지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어딘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있을 그녀에게 그 어떠한 안부도 물을 수, 어쩌면 묻기 싫었을지 모른다. 물론 지금의 나도 행복하고 안정되었지만, 어느 순간은 이 상태로 안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에서 둘이 되면 조금 나아질 줄 알았는데 나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 안주하는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저 내가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해서였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내가 원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집안 구석구석 청소를 하는 일. 오래된 묵은 빨래를 하루에 다 끝내려 하는 일.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 내일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지 않는 일 등. 이런 생각들을 하며 앞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걸까.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 다시 하기 시작했다. 내가 혼자였다면 나는 늘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는 지금의 나는 또다시 자유롭고 싶어 한다. 자유롭다는 의미가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건지, 이제는 다시는 혼자가 될 수 없는 내가 혼자가 되고 싶어 한다는 건지. 가끔, 아니 매번 나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