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된 첫사랑
여의도 광장을 가로지르며 떠올리던 너
by 꿈꾸는 리얼리스트 Dec 30. 2019
누구는 초등학생 때, 십 대 때 했던 짝사랑, 풋사랑의 경험을 첫사랑이라고도 하더라만. 서로 간에 오갔던 사랑의 강력한 감정과 오롯이 '사랑'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나 아닌 타인에 대한 몰입,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최초로 느꼈던 친근함과 나를 포함한 타인을 그렇게나 속속들이 알고 싶고 알아가던 시절이 있었을까 싶다.
나의 첫사랑은 30대, 것도 후반 무렵이었다. 인생에 있어서 획을 긋고 싶고, 치열하게 몰두해야 할 때 나는 사랑의 열병에 빠져있었던 것. 지금 돌아보니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했던 거라 느껴진다. 잠들 때, 일어날 때 그를 생각했고, 매 순간 그의 존재감을 놓칠세라 밥을 먹을 때도 일을 할 때도 베이스로 그를 깔아 놓고 있었다. 처음 몇 달간은 전화비까지 배로 나오고.. 친구들에게 실수로 문자를 잘못 보낸 경험이 그도 나도 있다..
이런저런 경험을 다해보았는데 못해 본 게 있다. 영화 관람이다. 원래 혼자 영화관 다니는 게 익숙한 나였지만 그땐 그랑 영화관 데이트를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영화 보는 시간도 아깝다고 했다. ㅋ!! 하지만 영화 보면서 공감하고 끝나고 영화 얘기하면서 밥 먹고 차 마시고 하는 재미가 있는데.. 그즈음 영화관에 가면 그의 모습이 스크린에 가득 차게 떠올랐다. 그를 생각하며 여의도 광장을 가로질러 다니던 2004.5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잊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