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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Oct 25. 2023

첫 직장에서의 어려움과 요셉이야기

성경 속 요셉이야기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잘하려 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관계도 있고, 어딘가 친절하려고 한 게 가끔 일방적으로 굴욕을 당할 때도 있었다. 인간관계가 어려운 건지, 그때 그 회사 동기들 몇몇은 나를 왜 이리 무시하고 낮게 여긴 것인지… 때로는 내가 너무 없어 보여 그런 것인가 싶기도 했고, 어쩌면 나 역시도 나약해 보일 만큼 가볍게 다가간 것도 한몫한 게 아닐까 싶다. 내가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을 텐데… 어찌 됐건 너를 낮춰서라도 모두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그럴 때면 인사를 해도 무시를 당하곤 했고, 무슨 말을 하거나 의견을 개진하면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으며 말하는 몇몇 분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얄궂은 상사보다 나를 한결같이 무시하던 동기 몇몇이 더 마음을 힘들게 했다. 사실 나와 친한 그 외에 많은 동기들과 지내면 되었는데 그럼에도 성격이 소심해서인지 친하게 지내지 못한 사람들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내가 그렇게 친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못난 것도 그런 건가…?” 그렇다고 해도 동기끼리 그렇게 하는 게 참 속상했다. 직장 전 까진 또래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부족한 모습이 보이는 친구들을 종종 다독이고 함께 어울리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곤 했는데, 참 이상하게도 이곳에서는 어찌 보면 몇몇 친구들에게 내가 무시당하고 배척당한 것이었다.


부서 배치를 받고 난 이후에도 혹시나 그 친구들과 마주칠까 엘리베이터 타는 것도 꺼렸다. 길거리에서도 마주치면 고개를 숙이거나 인사를 했지만 무시하고 지나치는 한 무리들. 참으로 나 자신이 안타까웠다. 적어도 동기들끼리는 그러면 안 되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 친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일 잘하는 막내이자, 착하고 순한 동료로 맡은 자리에 있을 테다. 하긴, 나에게야 그들이 악몽이었지만 사실 각자의 삶에서는 나란 존재는 성가시고 만만한, 그저 스쳐 지나가는 존재였으리라. 처음에는 나라는 사람이, 저 친구들의 태도에 이렇게까지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에 부끄럽고 창피했다. 응어리 진 상처지만 부끄러워 말하지 못했지만, 결국에는 친한 친구에게 전 직장 일들을 털어놓았다.

 “자기들이 먼데 그러냐? 웃기는 놈들이네! “

친한 친구는 내 푸념을 듣고는 나 대신 실컷 욕을 해주었다. 그 순간 내 응어리가 좀 풀어졌다. 맞아. 나란 사람이 이상한 게 아니었고, 나에게 그렇게 행동한 그 친구들이 좀 이상한 거다. 적어도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도 가끔 참 아쉽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렇게 만나는 것도 참 좋은 인연인데 잘 이어가지는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리고, 나는 성경을 읽으며 요셉의 일화를 떠 올리며 마음을 누그러뚜리곤 했다. 잠시 요셉이야기를 해야겠다. 야곱의 애지중지하던 아들인 요셉은 형들의 질투를 받았고, 형들은 요셉을 죽이고자 하였으나 그것을 너무 과하다 결국 요셉을 애굽으로 팔았다.


애굽으로 팔려간 요셉은 감옥에서도 본인의 능력을 성실히 보여주었고 훗날 애굽의 총리가 되어 곡물이 부족할 때를 미리 대비하여 그 지역을 살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근이 심히 들었을 때 요셉의 형들도 곡물을 구하고자 애굽으로 오는데,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된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살려달라며 애걸복걸 울었다. 그때 요셉은 울며 형들에게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나를 애굽의 총리로 세워 기근에서 구하고자 그러신 겁니다”라며 울며 용서한다. 내용은 좀 다를 수 있겠으나, 어쨌건 요셉이 형들을 용서할 수 있었던 것은 형들이 질투한 것도, 자신을 죽이고자 했던 것도, 그리고 결국 애굽으로 팔려가 고난을 이겨낸 것도 모두 하나님의 계획 하심에 의해 그렇게 되었다고 고백한 것이었다. 모든 삶이 온전히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하심에 있고 온전히 자신의 삶을 그에 순종하겠다는 신앙 고백이었다.


그 이야기를 묵상하며 나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 “내가 만일 모든 동기들과 잘 지냈다면 쉽게 이직을 했었을까? “ 어떤 면에서는 하나님께서 보다 내 발걸음을 다른 곳으로 쉽게 이끌고자 하셔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계획하심이 있어서, 그들도 그렇게 하도록 사용하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 친구들에 대한 상처도, 마음속에 잔혹히 원망하는 마음도 누그러지며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요셉이 한 것처럼 새로운 곳에서도 낯설고 힘들지만 성실히, 열심히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셉이 만일 감옥에서 자기를 애굽으로 판 형들을 원망만 하고 지냈다면 남은 인생을 먼 땅의 지하 감옥에서 허비하며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고 맡은 일에 성실히 임하며 결국 애굽 총리까지 이르렀다. 사실 아직 새로운 직장 생활이 많이 낯설고 힘든 부분이 많다. 그래도 맡은 업무에 충실하며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나아가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는 자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훗날 요셉이 형제들을 사랑한 것 처럼, 진심으로 그분들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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