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조카들과 시끌시끌 정신없는 시간과 친척 동생과 날이 새도록 수다를 떨었다. 이브에서부터 크리스마스가 되도록 대화를 나눴다.
은밀하고 조용히 속닥거렸다. 어릴적 추억부터 어른이 되던 과정까지 정말 말 그대로 날이 차차 밝아오기까지 대화를 나눴다. 들릴듯 말듯 속닥거리는 시간이 아이들과 시끌벅적하게 놀았던 시간보다 재미있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남편에게 들었는데 속닥거리는 대화가 더 귀에 꽂히게 들렸었다고 한다. 비록 정확한 문맥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단어 단어는 귀에 정확하게 박혀서 자는 동안에도 친척 동생과 나의 대화에 나왔던 단어를 정확하게 이야기 해줘서 놀랐다. 시댁 이야기도 했는데, 다행히 그 이야기는 안들린 것 같다. 나이스 타이밍. 그게 남편이 살아 남는 길이지.. (ㅇㅎㅎㅎㅎㅎ사악한 미소의 이미자 떠올랐다면 정확허게 상상하신 겁니다)
여기 잠깐 부연 설명을 하자면
나는 외동이라 동생이 없고, 그 친척 동생은 언니가 없다. 그리고 서로의 엄마. 즉 이모들끼리 매우 친해서 아주 어릴적부터 친척 언니 친척 동생이라기 버다는 서로를 언니 동생으로 부르고 생각하는 사이다. 좀 죽고 못사는 사이고 제부랑도 친하고 아문 신기한 친척 언니 동생 사이다.
나는 경기도에 살고 동생은 전라도에 산다. 내가 아이가 없으니깐 조카들 보러 내가 더 자주 가는 편이다. 동생네는 개인 사업을 하고, 우리 부부가 회사를 다녀서 우리가 시간을 내는게 더 쉽기도 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부모님까지 모두 시간을 내서 전라도로 내려갔고, 우리는 하루 더 머물러서 동생네와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이다.
25일은 남편이 출근을 해야하는 날이라 원래는 24일날 올아왔어야 했는데, 오롯이 남편의 배려와 사랑으로 동생과 새벽까지 대화를 하고 25일 새벽에 일어나서 경기도에 올라왔다. 남편은 그대로 출근을 했다. 산적 느낌의 사랑꾼 곰. 최고다.
아무튼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그리고 아침에 도착한 집에는 잠깐 눈 감았다 뜨니 점심때고 눈 감았다 뜨니 2시가 넘었다. 간단하게 챙겨먹고 잠깐 앉아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잠이 들었는지 5시가 넘었다.
체력을 회복하는데 온전히 크리스마스를 쓴 것이다. 그 순간 이렇게는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없어 나홀로 집에3를 봤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다. 그리고 해리포터를 보다가 또 졸아서 시간이 훌쩍 지나서 11시 반이 넘었다.
남편은 출근해서 집에 안오는 날이라서 혼자 조용히 신생아처럼 먹고 자고 나홀로 집에 보고
이런 크리스 마스 좋음
이렇게 조용하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한번쯤은 있어도 될것같다. 이것도 생각보다 좋고 나름 조용히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