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그러니까 2013년에 처음 웹소설이라는 장르가 네이버에 처음 생겼다. 그리고 2015년에 나는 처음 쓴 웹소설을 종이책으로 발간하고 주변에 그 책을 드렸을 때 어른들은 물론, 내 또래 친구들도 반응이 심드렁했다.
"웹소설 작가? 그건 도대체 뭘 쓰는 거니?"
닉네임으로 활동했지만, 주변 어른들이 하도 물어보는 탓에 필명을 닉네임에서 본명으로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작년에 개명을 했기에, 예전에 쓰던 본명이 필명이 되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어른들은 절대로 그냥 글 써요, 같은 식의 얼버무림을 넘어가지 않으니까. 그리고 나도 놀고 있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으니까.
그 후로도 몇 년 동안은 웹소설이라는 장르도, 웹소설 작가라는 직업도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한 마이너 한 느낌이 강했다. 그래도 그에 대한 열등감이나 아쉬움은 없었다.
종종 문창과나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웹소설이라는 장르를 무시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내가 직접 그들에게 어떤 소리를 들은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최근에 웹소설 작가라는 직업이 인기가 많아진 게 생소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전공을 버리고 전업으로 하다 보니 어딜 가더라도 내 소개를 하게 되면 웹소설 작가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사람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진다.(동시에 내가 쓴 웹소설 봐달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웹소설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5년 전쯤인가, 편집자님들과 얘기하다가 대학에 웹소설학과가 생겼다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했다.
"웹소설학과요?"
그게 대학에 학과를 개설해서 뭔가를 가르칠 정도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건가. 도대체 그 학과에서는 뭘 가르치는 거지? 그게 돈을 내고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분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중에 나의 이 생각은 굉장히 오만하다는 걸 깨달았지만.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진 만큼, 그에 따라 수요와 공급도 커졌고, 시장 규모와 흐름에 맞춰 가르치고 배울 게 생기게 되었다.
최근에는 문창과에서도 웹소설을 다루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 이유는 웹소설이 가장 큰돈이 되는 시장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돈의 가치를 따라가는 게 자본주의 세계의 기본이니까.
아무리 고급스럽고 멋들어진 문장을 쓰면 뭐 하나.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글이 돈이 되어 내가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글을 쓰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그래서 글을 배우고 다루는 곳에서 웹소설이라는 장르는 더 이상 마이너가 되지 않은 듯하다.
이 세계를 직업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는 이런 흐름은 꽤 다행으로 느껴진다. 아무도 관심 없는 사양되는 산업보다는 그래도 관심이 많아서 계속 수요가 있을 산업인 듯해서 말이다.
미래에도 계속 인기 있는 산업이 되기를 바라며..(10년 뒤에는 더 큰 산업이 되어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