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세계에서 제일 신경 쓰는 건 아무래도 수입이다. 인기가 곧 돈이 되고, 재미가 곧 돈이 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웹소설의 흥행척도는 돈에 달려있다.
댓글이 없는 작품은 수입이 없다. 정말 이렇게 없나 싶을 정도로 처절하게 수입이 낮은 편이다. 그래서 차라리 악플이라도 달려서 사람들의 나쁜 관심이라도 끌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벤트를 받은 작품이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벤트성 선플이 가득했기에 처음에는 잘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건 무플과 다름없었다. 애정이 없는 웹소설에는 독자들이 절대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
4. 줄거리
댓글 중에 제일 최악의 경우가 줄거리가 달린 경우다.
대게 선발대라고 불리는 열정 넘치는 독자들이 돈을 내고 모두 본 후, 댓글에 소설의 전반적인 줄거리를 남기는 건데, 이거야말로 작가들에게는 어마어마한 타격을 준다.
재미있으면 재미있는 대로 줄거리를 봤다며 시간 아낄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며 안 보고, 재미없으면 재미없는 대로 돈 굳게 해 줘서 고맙다며 안 본다.
내 소설의 줄거리를 보는데, 정말 맥이 탁 풀리며 기운이 빠졌다. 즐겁게 쓴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나도 공짜로 그 글을 쓴 게 아니었다.
내 시간, 내 노력, 그동안 벌지 못하는 비용. 그 모든 게 녹아든 작품인데... 그 모든 게 허공에 날아가버린 기분이었다.
근데 그거 알까.
댓글에 남기는 줄거리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2차 저작물이기 때문에 작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고소할 수 있다고 한다.(난 이걸 얼마 전에 저작권법 북토크에 가서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줄거리는 대개 악의를 품고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분히 고소할 거리가 된다.
좋은 것보다 좋지 않은 부분이 더 많은 댓글의 세계지만, 댓글이야말로 웹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독자와 서로 소통할 수 있고, 내 웹소설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하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독자들이 달아준 댓글이 재미있어서 웹소설을 계속 쓰게 된 듯싶다. 그리고 선플을 달아주신 독자님들 덕분에 남에게 내 글을 보여주는 데에 대한 두려움이 애초에 생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