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현 Jul 28. 2023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

웹소설 춘추전국시대

10년 전, 그러니까 2013년에 처음 웹소설이라는 장르가 네이버에 처음 생겼다. 그리고 2015년에 나는 처음 쓴 웹소설을 종이책으로 발간하고 주변에 그 책을 드렸을 때 어른들은 물론, 내 또래 친구들도 반응이 심드렁했다.

"웹소설 작가? 그건 도대체 뭘 쓰는 거니?"

닉네임으로 활동했지만, 주변 어른들이 하도 물어보는 탓에 필명을 닉네임에서 본명으로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작년에 개명을 했기에, 예전에 쓰던 본명이 필명이 되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어른들은 절대로 그냥 글 써요, 같은 식의 얼버무림을 넘어가지 않으니까. 그리고 나도 놀고 있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으니까.

그 후로도 몇 년 동안은 웹소설이라는 장르도, 웹소설 작가라는 직업도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한 마이너 한 느낌이 강했다. 그래도 그에 대한 열등감이나 아쉬움은 없었다.


종종 문창과나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웹소설이라는 장르를 무시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내가 직접 그들에게 어떤 소리를 들은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최근에 웹소설 작가라는 직업이 인기가 많아진 게 생소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전공을 버리고 전업으로 하다 보니 어딜 가더라도 내 소개를 하게 되면 웹소설 작가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사람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진다.(동시에 내가 쓴 웹소설 봐달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웹소설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5년 전쯤인가, 편집자님들과 얘기하다가 대학에 웹소설학과가 생겼다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했다.

"웹소설학과요?"

그게 대학에 학과를 개설해서 뭔가를 가르칠 정도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건가. 도대체 그 학과에서는 뭘 가르치는 거지? 그게 돈을 내고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분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중에 나의 이 생각은 굉장히 오만하다는 걸 깨달았지만.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진 만큼, 그에 따라 수요와 공급도 커졌고, 시장 규모와 흐름에 맞춰 가르치고 배울 게 생기게 되었다.

최근에는 문창과에서도 웹소설을 다루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 이유는 웹소설이 가장 큰돈이 되는 시장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돈의 가치를 따라가는 게 자본주의 세계의 기본이니까.


아무리 고급스럽고 멋들어진 문장을 쓰면 뭐 하나.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글이 돈이 되어 내가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글을 쓰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그래서 글을 배우고 다루는 곳에서 웹소설이라는 장르는 더 이상 마이너가 되지 않은 듯하다.

이 세계를 직업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는 이런 흐름은 꽤 다행으로 느껴진다. 아무도 관심 없는 사양되는 산업보다는 그래도 관심이 많아서 계속 수요가 있을 산업인 듯해서 말이다.


미래에도 계속 인기 있는 산업이 되기를 바라며..(10년 뒤에는 더 큰 산업이 되어있기를...^^)

이전 18화 선플, 악플, 무플 그리고 줄거리(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