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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필시인 Feb 22. 2024

발만 살짝~

- 034 -



1.

첫눈에 반하는 게 뭔지 알아?

발끝만 담가도

사랑에 젖는 건

일도 아니야.




2.

더운 여름날

바다를 보기만 하고 오려고 했다.

하지만 그냥 눈만 젖시고오기에 

바다는 너무 좋았다.

발끝만 담그고 가야지 생각했다.




3.

신발을 옆에 놓고 양말을 신발 위에 놓고

발끝을 바닷물에 담갔다.

파도가 오가며 바닷물이 바지 끝을 적시고

윗도리도 조금씩 젖어 갔다.

그러다 핸드폰이 젖을까

신발 속에 넣고 양말로 덮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4.

바닷물에 담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바다는 내 안에 들어왔고

나는 바닷물속에 나를 담그고 있었다.

바다 앞에서 계획은 소용없다.





5.

사랑도 그렇다.

계획도 결심도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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