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가자 가을길을
온통 가득했던 푸름을 지나
가장자리 물드는 아련함으로.
떠날 때 알아도 떠나지 못하고
갈 곳 알아도 갈 길 머뭇거리는
하루 사랑한 가슴 빨갛게 태운 노을처럼
푸르게 사랑했던 새빨간 가슴아.
사랑 앞에서 이별 앞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이었다.
소망처럼 간절해도
강물처럼 가야 하니
어쩔 수 없어 빨갛던 가슴.
물들었던 푸름을 지나
비워질 겨울로 가는
새하얀 재의 계절에
빨갛게 발을 딛는다.
가을을 걸어 가자
아쉬워서 아쉽도록
아쉽지 않을 만큼
알고 있니 없는 너와 걷는단 걸.
보내는 마음 이러하니
떠나는 마음 알아주오
가을을 걸어서
그날로 돌아가.
- 가을길 -
시를 노래가사로 써 보면....
- 가을길 -
가을을 나 홀로 걷고 있어
너와 걸었던 길을
온통 푸르던 사랑을 지나
떨어질 그리움으로
너도 내가 조금 그립니
나는 많이 그리워
다시 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벌써 아니 돌아갔잖아.
사랑이란 말은 사랑했단 말
사랑일 거란 말은 그립다는 말
가을길을 걸으며
너를 걷고 있잖아
물들다 떨어지고
떨어지고 쌓이는
가을길을 걷고 있어
그날로 걸어가네
시는 자유로워 좋고
노래가사는 자연스러워 좋다.
시는 심상에 가깝고 가사는 일상의 말에 가깝다.
시는 가슴에서 그려가고, 가사는 노래로 그려간다.
시는 형식이 없고, 가사는 #틀이 있다.
시는 길이의 제한이 없다. 짧고 길고 쓰고 싶은 만큼 쓴다.
가사는 길이가 일정해야 한다. 노래의 틀에 맞춰야 해서다.
음표의 속박 안에서 한 글자 버리지 못하는 고뇌가 있다.
그 고뇌는 오직 쓰는 작사가만 느낀다.
그래서 고뇌를 넘은 가사는 바람처럼 부드럽게 들린다.
가사의 편안함은 깊은 고뇌가 선물했다.
시를 쓰다 보면 가사가 되고
가사를 쓰다 보면 시가 된다.
시가 노래가 되고 노래는 시가 된다.
시와 가사는 쓰다 보면 지우개 된다.
지우고 지우다가 더 지울 수 없을 때 시로 남고 노래가 된다.
길었던 이야기는 한 줄의 장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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