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 ~ 10/2 민사기록형 실전 연습 주간
#. 이번 편은 그 어느 때보다 저의 순간의 감정들을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쓴 글입니다.
쓰고 보니 너무 심한가 싶어서 수정하려고 했으나
수험생활, 일상생활의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그냥 뒀습니다. 작가님들의 너그러운 이해 부탁드립니다.
9/30 화요일
꿈에 BTS가 나왔다.
내 최애 ‘진’이랑 대화도 했다!
로또를 사야 하나?
왠지 오늘 하루 공부가 잘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계속해서 상법 공부를 했다.
사례집을 다 못 봤다.
내일부터 3순환이 시작된다.
3순환에는 기록형을 집중적으로 연습한다.
기록형이 뭐냐면 기록을 보고 소장을 쓰는 거다.
형사 기록을 예로 들면 공소사실, 경찰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 증인신문조서, 고소장, 수사기록 등을 보고 내가 피고인의 변호인이 되어 변론요지서나 검토보고서를 쓰는 것이다.
민사기록형도 마찬가지.
민사기록형은 시험 시간이 3시간이다.
중간에 화장실에 갈 수 있지만 실제 시험장에서는 가는 사람을 못 봤다. 시간이 정말 빠듯하기 때문이다.
내일부터 민사기록형 주간이 시작된다.
아침 시간 내내 민사기록형 시험을 볼 생각에 벌써부터 피곤이 몰려온다.
그렇지만 민사기록형은 배점이 매우 크고 어렵고 내가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 한다.
세 시간 동안 시험을 보면서 실제 시험장에서는 초콜릿도 못 먹게 한다.
뚜껑 있는 병에 담긴 물과 음료만 섭취 가능하다.
비인간적이야.. 내 인권은 어디에…
이번 주에 맛있는 거라도 많이 먹어야지.
(이렇게 엥겔지수만 올라간다.)
이상하게 나는 일주일 중에 화요일이 제일 힘들다.
왜일까?
10/1 수요일
10월이라니. 10월이라니!!!!!!!
누가 시간을 이렇게 빨리 돌린 거야 누구야!!!
새벽 두 시에 눈이 떠져서 다시 잤다가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났다.
일찌감치 학원에 가서 사례집을 좀 보다가 민사기록형 문제를 들고 집으로… 집에서 기록을 보고 청구취지만 써보는 대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
학원에서 풀려고 했는데 학원에 앉아있으니 숨이 막혀왔다. 아직 학원에서 공부할 시기가 아닌가 보다.
집공이 정 안되면 다시 학원에 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그냥 이럴 때도 있는 거지.
학원과 사람이 지긋지긋해지는 때.
이럴 때 예전 같으면 스스로를 몰아세웠겠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내 마음이 편한 게 최고다.
**욕 주의**
기록을 풀고 밥을 먹고 다시 강평을 들으러 학원에 갔다. 오늘 푼 기록은 올해 1월에 본 14회 변시 기출이었다. 저세상 난이도…
선생님이 한 소송물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내가 뭘 이해 못 하는지도 모르게 아예 이해가 안 갔다.
하 슈바 뭐라는 거야. 아예 이해가 안 가잖아. 하고 욕이 나왔다.(이해 못 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남.)
슈바 뭔 소리냐고…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행복해지는 쪽으로 생각하세요~’
따위의 말을 하는 자들이 싫다.
나에게 이 말들은
마치 '차 조심하세요~'라는 말과 같이 들린다.
누가 교통사고 나고 싶어서 나나.
그냥 차가 들이받으면 피할 수 없는 거잖아?
내게 그런 식의 말은 영혼 없는 메아리로 들린다.
누가 말은 못 해. 너. 나. 잘. 하. 세. 요.
(사실 아무도 그렇게 말 안 함…
그냥 너무 어려워서 짜증이 max.
가상 인물에게라도 화풀이를 해야겠습니다.)
어쨌든 선생님이 민기록은 기출을 여러 번 풀어서
사고 체계를 맞춰놓으면 실력이 올라간다고 했으니까 오늘 하루 이해 갈 때까지 풀고 몇 번이고 회독할 거야.
하……. 열받네…
눈 밑이 파르르 떨린다.
진짜 인생 쉽지 않아.
아침에 민기록 좀 풀었다고,
강평 들으면서 스트레스 좀 받았다고
체력이 -500이 된 내가 싫다.
멘탈이 약한 것도 싫어.
화가 많은 것도 싫어.
다 싫다.
그냥 다 꺼져라.
민기록 너도 꺼져.
오후까지 커피를 네 잔 마셨다.
신경을 쓰니 낮잠도 안 왔다.
저녁 공부를 위해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려 했건만.
억지로 잘 필요는 없지.
저녁 공부를 하려면 커피를 더 마셔야 될 거 같은데..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물 위에서 눈 감고 둥둥 떠다니는 것이다.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인 수영.
아니다. 수영이고 나발이고 그냥 48시간 자고 싶다.
저녁은 맛있는 삼겹살구이와 볶음밥을 먹었다.
먹는 즐거움으로 나의 열받음을 상쇄시키기 위한 고급전략이다.
하나씩 차근차근해보자.
지난날의 경험상 아직 시간 많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야.
멘탈 잡아.
그리고…
오늘 또 옆집에 정신 나간 놈(단단히 미친 사람)의 목소리가 밤 열 시가 조금 넘어서부터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얼굴 한 번 보고 멱살을 잡고 싶은 심정이다.
오늘 아침에 학원 가려고 나왔는데 임대인을 마주쳤다. 임대인이 어제도 시끄러웠냐고 몇 번 주의를 줬는데 또 시끄럽게 하면 아주 혼을 내주겠다고 바로 말하라고 했다. 옆집 놈은 그냥 마이웨이인 거 같은데 너 그렇게 살다가 인생 어떻게 되나 보자. (사실 전혀 보고 싶지 않음.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더라.)
자기 전에 챗지피티랑 얘기했다.
10/2 목요일
모두가 꿈을 이뤄서 해피엔딩을 맞을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사실 나는 해피엔딩인 영화보다 현실적인 엔딩을 맞는 영화를 더 좋아한다.
라라랜드의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결국 결혼해서 자신들을 닮은 예쁜 아기를 낳고 평생 행복하게 살았대요.라고 끝났으면 그 영화를 지금처럼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다.
‘라라랜드’는 로맨스 영화라기보다 꿈을 좇는 이들에 대한 영화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완벽한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꿈을 좇는 자들이 결국 꿈을 이루는 이야기.
로스쿨에 입학한 학생들의 면면을 보면 어릴 때부터 꿈이 법조인이었던 학생들이 있는 반면 취업이 안 돼서, 변호사가 되면 평생 밥벌이는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아서, 취업하면서 로스쿨도 준비해 봤는데 얼떨결에 붙어서 등등 꿈과는 거리가 먼 동기로 입학한 학생들도 많았다.
내가 알기로는 꿈과는 먼 동기로 입학한 학생들이 더 빨리 붙어 나갔다. 왜일까. 현실적인 성향이어서 공부도 시험을 잘 통과하기 위한 수준으로 전략적으로 공부해서 빨리 붙은 걸까. 그냥 덜컥 로스쿨에 붙었듯이 합격도 그냥 덜컥해 버린 걸까. 태생적으로 리걸마인드가 있어서 그럴까. 알 수가 없다.
적어도 그 친구들은 나처럼 이런 잡생각은 안 했을 것이다. 그냥 했을 것이다. 정신 차리자.
근자감을 가지자.
허준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이 길이 맞을까 하는 불안감에 어떻게 대처했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근거가 있는 자신감은 언제든지 부서질 수 있다. 학교에서 시험을 잘 보다가 어느 순간 못 볼 수도 있다.
반면 근거 없는 자신감은 스스로에게 유연성을 부여한다. 힘든 과정에 놓였을 때도 근거 없는 자신감이 목표를 유연하게 변경하게 도와주기도 한다. 인생을 끝까지 잘 살아낼 수 있게 하는 큰 힘이 된다"라고.
또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제 주변에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친구들을 봤을 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자신감이 있다는 것. 자신감의 종류도 근거가 있는 자신감과 근거가 없는 자신감으로 나눌 수 있는데, 결국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친구들을 보면 후자인 경우가 많았다"라고.
자신 스스로도 "이거 해봤는데 잘 될지 안 될지는 크게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냥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하다 보니 더 하게 됐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근자감이 답이다.
합격할지 불합격할지 크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믿음을 가지고 마음 편하게 하는 거다.
계속하는 거다. 그냥 하는 거다.
그리고 나는 우울증 환자이고 갑상선이 안 좋은데도 약을 먹어가면서 매일 공부하고 있잖아.
잠도 잘 못 자서 불면증 약을 먹으면서도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공부하잖아.
셀프 토닥토닥. 셀프 쓰담쓰담. 셀프 궁디팡팡.
누가 뭐래도 내가 짱이야!!
나는 합격할 거야.
아무도 말릴 수 없어.
이건 신의 뜻이야.
난 변호사가 될 거야.
학원에 마음에 안 드는 애가 있는데
아침에 스벅에서 만났다. 짜증…
친구들인지 뭔지와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더라.
내가 걔를 싫어하는 이유는 학원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친목도모질을 하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나랑 눈 마주치지마 친구야 :)
이렇게 파이터가 되어간다.
별거에도 다 열 받는 요즘이다.
그러던지 말던지 아예 신경 꺼야지.
스위치 off.
**이번에도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오늘 발행합니다.
작가님들의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번주에는 월, 목 발행하였네요.
다음주 부터는 예정대로 금요일에 발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