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언어는 '들음'에서 납니다.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유.

by 말선생님
jeremiah-lawrence-IXiGMtCrQPg-unsplash.jpg

자녀교육서를 자주 읽어왔지만 특히 올해는 아이의 영어교육에 도움을 주고자 관련 책을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읽다보니 '엄마표 영어'에서 '언어발달'로 그리고 '미래교육'으로 까지 이어지더라고요. 영어가 단순히 문제를 읽고 푸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큰 숲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 연결고리 또한 힘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 책에서는 현재까지의 영어 교육은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는 것, 즉, 읽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합니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과 큰 차이가 없게 여겨집니다. 어휘, 구문, 읽기, 그리고 듣기를 반복적으로 루틴을 만들어 공부하고 다양한 지문을 읽어가며 수험생 시절도 보냈고요. 그런데 지금 외국인이 길을 물어본다면 능숙하게 답을 하기는 어려움이 있겠지요.


이전에는 영어 회화가 되지 않는 이유를 대학생이 된 이후부터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았던 탓으로 돌리곤 했습니다. 아이의 영어교육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수많은 영어교육 자녀교육서, 엄마표 영어 책과 유튜브 채널을 보다보니,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조금씩 분별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토록 지루하게 느껴졌던 '촘스키'의 언어습득 이론까지 거슬러올라가면서 퍼즐판을 맞춰가고 있습니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고, 그 나라의 언어, 즉 모국어를 말하기까지 수많은 단어를 들어야 합니다. 연구자들마다 'ㅇㅇ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하는데, 수치에 집중하기 보다 그만큼 듣기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모국어도, 외국어도 노출 시간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능숙하게 말하기(output)는 시간과 많은 에너지가 소요됩니다.


saeed-karimi-JrrWC7Qcmhs-unsplash.jpg

그런데 이렇게 듣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정보가 넘쳐나는 sns나 온라인 세상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멋진 육아용품이나 그림책 전집을 광고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어떠한 성과가 보이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올바른 언어발달 교실'을 시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많은 말을 들려주는 것. 어떠한 관점을 갖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는 말이지요. 언어자극을 가정 안에서 아이에게 제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전문가이기에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관심이 있는 것을 파악하고, 엄마의 목소리로 천천히, 아이의 주도에 따라 반응해주시는 거예요. 아이가 공룡놀이에 몰입해있다면 그 놀이에 함께 참여하면서 아이의 의도를 읽어주세요.


배고픈 공룡, 마트에 가는 공룡가족, 자동차를 타고 여행가는 공룡, 함께 식사하는 공룡가족으로 얼마든지 확장하며 놀이를 펼쳐나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아이의 컨디션 뿐 아니라 엄마의 컨디션도 중요한데요. 엄마가 가장 언어자극을 잘 줄 수 있는 시간을 탐색해보세요. 아이에게 자극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누구나 매일 자극을 주는 것은 쉽지 않지만, 다시 '오늘부터'의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언어를 쉽고 부드럽게 들려주는 것' 이번 주말까지 이 연습을 해보기로해요. 아이가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등원 준비를 하는 일상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수많은 어휘를 만들어낼 수 있답니다. 치료실에서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주는 방법 또한 이러한 틀에서 만들어집니다. <<올바른 언어발달 교실>>에서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오늘도 아이의 언어발달을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들께 진심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아직 한 해가 조금 더 남았지만, 올 한해도 많이 애쓰셨어요! 아이는 엄마가 아이를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 순간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을 느낀다고 해요. 매일 그러한 눈빛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오늘부터, 함께 시작해보아요.

keyword
월, 목 연재
이전 08화6살, 사교육에 입문했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