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지시와 테스트를 원하지 않아요.
요즘 자주 하고 있는 작업이 있다면, 부모교육 자료를 찾기 위해 아이가 돌 무렵의 영상을 찾아보기입니다. 구글 덕분에 용량이 큰 몇 년 전 영상도 척척 찾을 수 있더라고요. 지금은 머리숱이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되는 아이인데, 영상 속 아이는 키위머리를 하고 엄마에게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잊혀졌던 아기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아서 코끝이 찡해지기도 합니다.
영상을 보면서 가장 많이 느껴진느 감정은 '반성'입니다. 아이에게 대답을 강요하는 모습, 말을 모방하도록 지나치게 유도하는 엄마의 모습이 이제서야 보입니다. 당시에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상이었을텐데, 영상 속 아이는 엄마에게 '놀아주세요' 눈빛으로 말하고 또 말합니다. 엄마인 저는 그저 "네~ 해봐! 네~", "오늘은 힘들어?", "그럼 다음에 해줘~알겠지?" 이렇게 혼잣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바쁘고 익숙한 일상을 살아가면서, 아이의 눈빛에 매 순간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는 언제나 '엄마, 놀아주세요! 나 안아주세요! 나좀 봐 주세요!' 이러한 메시지를 보냅니다. 엄마의 피곤함, 분주함, 무언가를 시켜보고자 하는 마음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아이는 엄마에게 테스트나 지시를 바라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재빠르게 지나가는 그 시기에 아이에게 더욱 반응해주세요. 언젠가 옛날 드라마를 보았는데, 여주는 하염없이 버스 뒷자리에서 남주를 보고 있지만 남주는 그것을 알지 못하고 뒤돌아 집으로 가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어쩌면 조금 과장될 수도 있지만, 아이와 엄마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뭐야?" 대신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세요.
"따라해봐" 대신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들려주세요.
저에게도 쉽지 않았던 내 아이에게 언어 자극을 주는 그 시간이,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께는 조금이나마 수월하기를. 진심으로 응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