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성공 (스승이란)
스승이 사라질 때 느껴지는 허전함임을
다섯 시 오분, 단체 채팅방에 채팅이 떴다
'확인하시면 옆에 계신 분 모시고 오세요'
갑작스레 회의실로 오라는 내용이었고
채팅 확인을 못한 나는 누구를 따라갔다
회의실엔 호규님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무언가 전하실 말씀이 있으신 듯 보였고
순간 나는 오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실장님께서 퇴임 통보를 받으셨다 했지
"여러분들도 아마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
그래 실장님 퇴임 소식을 전하시는구나
"제가 인사에서 퇴임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 순간 숙이고 있던 고개를 치켜들었다
실장님 퇴임 소식이 아닌 상무님이라니
분명히 올해는 변동 없을 거라 하셨는데
일 년 더 호규님과 함께 일할 수 있겠구나
그 이후엔 어찌 될지 몰라 걱정이었는데
짧은 간담회를 마치고 자리를 파하셨고
그날 이후로 수요일 목요일 그리고 오늘
마음을 추스리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호규님이 걱정인 걸까 내가 걱정인 걸까
오늘 오후 두 시 호규님 송별회를 하면서
센터원 모두가 모여서 울고 웃는 동안에
내 마음이 왜 그리 어려웠는지 깨달았다
스승이 사라질 때 느껴지는 허전함임을
호규님, 지난 일 년 간 감사히 배웠습니다
눈 씻고 찾아봐도 일 년제 졸업은 없는데
나머지 일 년 아니면 삼 년 아니면 오 년은
어디서 뉘에게 배워야 하나 막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