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째 시 | 2011년 12월 <스물둘의 겨울 6>
나 너희를 사랑하는 일은 쉬우면서 어려워
어려우면서도 쉽고 생각보다 구질구질해
오물 묻은 옷은 조금도 못 참으면서
시큰한 냄새도 까끌한 감촉도 못 견디면서
구질구질한 마음 꾀죄죄한 사랑은 관두지를 못하네
꼭 체념하게 되면 마음까지도 멀어질 것만 같아서
가끔 욕을 퍼붓더라도 그걸로 털어내고 싶어서
반복되는 기대와 실망은 애정의 연속인 걸까
버릴 때가 된 누더기 초라한 일개 허영일까
모르겠어 아는 게 무슨 의미겠어 이제 그만 잘래
스물둘에 남겨두었던 메모장 속 몇 가지 글귀들을 차례대로 꺼내고 있습니다.
그해 12월, 그들이 참 좋았어요. 친구마저 서툴게 사랑했네요.
서운한 게 참 많았어요. 순수했던 건지, 미숙했던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