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번째 시 | 2011년 12월 <스물둘의 겨울 5>
마음은 마치 파도 같다
하나하나 이제야 조금 얻었다고 생각하고 안도하려고 할 때
별안간 썰물처럼 빠져나가 그 속을 텅 비워버린다
한 순간도 방심하지 말고 열심히 살라는 뜻이겠지?
무어라도 삼킬 듯 세차게 밀려오는 파도는
행여 놀랄까 내 발에 가까워질수록 부드러워진다
마른 발을 촉촉하게 감싸고서는 물거품을 만들어 쓰다듬더니
오던 것보다 더 빨리 사라지는 것은 파도인가 나인가 너인가
스물둘에 남겨두었던 메모장 속 몇 가지 글귀들을 차례대로 꺼내고 있습니다.
그냥 그때는... 항상 쓸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