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로 다시 사랑하기》

2편. 나는 생각하고, 너는 느낀다 -말 한마디가 왜 이렇게 다를까-

by 라이브러리 파파

그날도 별일 아니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더니, 아내 표정이 좋지 않았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아니야. 그냥 좀 서운했어.”
나는 당황했다.

“뭐가 그렇게 서운했는데?”

조심스럽게 묻자, 아내는 말했다.


“오늘 문자 보냈을 때, 네가 너무 단답만 하길래…
나 혼자 말 거는 기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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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짧게 대답했다.
“그게 그렇게 기분 나쁠 일이야?”

그리고, 대화는 그걸로 끝이었다.
분위기는 얼어붙었고, 아내는 말이 없었다.


무슨 말이 문제였는지, 그때는 정말 몰랐다.
난 단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아내는 감정형이고, 나는 사고형이다.
MBTI 검사를 처음 해봤을 때는 그냥 재미로 넘겼지만,
살다 보니 이 차이는 꽤 치명적이었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접근한다.
‘기분이 나빴다’는 말에
왜 나빴는지, 어떻게 하면 다시 그러지 않을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고 싶다.

그게 나의 방식이다.

하지만 아내는 달랐다.


아내가 원한 건 해결이 아니라 공감이었다.


그냥 “그랬구나, 미안해” 한마디면 됐던 걸
나는 논리로 대응했다.


“그게 뭐가 문제야?”라는 말은,
내겐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아내에게는 감정을 무시당한 선언처럼 들렸을 것이다.

그걸 몰랐다.
아니, 늦게 알아차렸다.


그날 밤,
스마트폰으로

‘감정형 배우자와의 대화법’을 검색했다.
MBTI 다시 들여다보니,

아내의 감정형 특성이 눈에 들어왔다.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됐다.
그 사람은 마음을 나누고 싶었던 거고,
나는 정리를 먼저 하려다 감정을 놓쳤던 거다.


지금은 바꾸려 노력 중이다.
아직도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이제는 순서를 안다.


예전처럼 바로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돼?”라고 묻기보다
먼저 “그랬구나. 속상했겠다.”라고 말하는 것.

그 한 문장이
우리 대화의 문을 다시 열어준다.


요즘 아내가 자주 웃는다.
같은 상황에서도 더 가볍게 지나간다.
그리고 나도 편하다.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인정하는 데서
진짜 대화가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사랑은 결국,

내가 편한 방식이 아니라
상대가 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하는 일이다.

나는 사고형이다.
그리고, 감정형인 아내를 사랑한다.

그래서 오늘도 말의 순서를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먼저 공감, 그리고 해결.
그게 우리가 덜 싸우는 이유다.


오늘의 질문
– 나는 사고형인가요, 감정형인가요?
– 오늘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어떻게 들렸을까요?
– 공감 → 해결, 이 순서를 의식해 본 적 있나요?


다음 이야기 예고
3편. 말이 많은 사람, 말이 없는 사람
내가 아무 말 없이 있는 게
그 사람에겐 외면처럼 느껴질 줄은 몰랐다.
외향형 아내와 내향형 남편,
말의 온도차는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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