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워리어 자세에 진심인 남자들 –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야,
너 요가가 그냥 ‘마음의 평화’를
위한 거라고 생각하지?
형이 그 생각을 바꿔줄게.
요가실엔 은근히 전투력이 있어.
특히 남자 둘 이상 모이면, 그날부터 전쟁이다.
수업 주제는 ‘하체 강화와 중심 잡기’
강사님 말이 끝나자마자
첫 자세로 워리어 II (전사 자세)
내 무릎은 90도로 꺾이고,
팔은 좌우로 쫙 뻗어야 해.
“오른쪽 무릎은 발목 위에!
골반은 정면으로!
어깨는 힘 빼세요~”
형은 그 순간 진심이었어.
어깨 깔고, 등 딱 펴고, 눈빛 고정.
살짝 거울 봤거든?
옆에 있던 고수 누나,
슬쩍 나를 다시 쳐다봤다.
(이 남자… 진짜네? 그런 느낌이었음)
근데 말이지,
그 자세 은근히 사람 잡는다.
앞다리에 체중 실으랬지.
근데 10초 넘으니까 허벅지 불타고,
팔은 벌벌 떨리고,
표정만 평화로움 유지 중.
‘호흡, 호흡에 집중하세요~’
강사님 목소리는 한없이 평온한데,
내 속은 레그프레스 머신보다
더 전투적이었다.
심지어 강사님이 와서 내 자세 살짝 고쳐줬거든?
그 순간, 옆에 있던 요가고수 누나
두 명이 다시 나를 봄.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어.
“어, 이 남자… 자세가 살아있네.”
내 오른쪽에 있던 헬스형,
나보다 다리 더 굽힘.
오케이, 인정.
그래서 나도 팔 더 뻗음.
갑자기 서로 옆으로 눈치 주고받음.
강사님이 말했다.
“이 자세 5초만 더~”
그 순간 나는 팔에 힘 더 주고,
턱 살짝 들고, 복부 딱 조임.
“3, 2, 1… 좋아요~”
자세 풀자마자
헬스형이 내 쪽 한번 쓱 봤어.
그 눈빛, ‘인정한다’였다.
수업 끝나고 매트 정리하다가
옆에 있던 누나가 나한테
“혹시 운동 따로 하세요?
워리어 II에서 중심 진짜 잘 잡으시던데요?”
와…
형 진짜,
그 말에 순간
요가 1년 등록 땡길 뻔했어.
그날 이후로
형은 요가를 운동으로 안 봐.
존재 증명이다.
앞무릎은 반드시 발목 위
뒷발은 바깥 45도
팔은 귀 옆 말고, 어깨선 연장선
시선은 앞손끝, 표정은 무표정
허벅지 불타도… 표정은 ‘난 괜찮음’
요가하면서
내가 누군지,
몸이 나를 어떻게 버티는지,
그걸 알게 되는 순간이 있었어.
그건 그냥 유연해진다는 차원이 아니더라.
형은 그날 이후로, 매트 위에서만큼은 진심이다.
설레는 감정?
그것도 요가 안에 있더라.
몸이 열리면, 마음도 따라 열리더라고.
《3화. 손끝에서 설렘이
시작될 줄이야 – 마주 앉은 그녀》
– 동작은 대칭인데, 왜 마음은
일방통행일까? 요가 매트 위, 그 미묘한 거리감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