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손끝에서 설렘이 시작될 줄이야 – 마주 앉은 그녀
야,
요가 매트 위에서 사랑에 빠진다는 말,
처음엔 드립인 줄 알았거든.
근데 말이야,
그날... 손끝에서 설렘이 시작되더라.
그날 수업은 ‘페어 요가’.
짝지어서 호흡 맞추는 시간이래.
“자, 서로 마주 보고 앉아주세요~”
아니 요가를 누굴 마주 보고 해?
근데 문제는
그녀가 내 앞에 앉았다는 거지.
그래, 그 요가 고수.
워리어 II 때 나 칭찬했던 그 누나.
나 심장 쿵.
엉덩이 땅.
등은 바닥으로 붙었고,
두 손은... 그분의 손을 향해 갔다.
처음엔 가볍게 손바닥끼리 맞댄 채
숨을 천천히 마시고, 내쉬고.
“후우—”
“하아—”
근데 이상해.
손끝에서 뭔가 미묘하게 따뜻한 감각이 전해지더라.
몸은 뻣뻣한데, 마음은 풀리는 느낌.
그 사람의 호흡이 내 리듬이 되는 순간이었어.
“눈 마주치며 호흡하세요~”
...그 순간,
형은 눈을 감았다.
형이 눈 마주치면 심장 박동 들킬까 봐
그냥 눈 감고 숨만 쉬었어.
근데 또 문제는,
눈 감고 나니까
그 사람 손 온도가 더 느껴지더라고.
그러다
그녀가 살짝 웃으며 말했어.
“눈 안 뜨면 반칙이에요.”
아...
형 그 순간 호흡 다 틀림.
숨 마시는 타이밍 놓쳐서
코 찡긋하고, 입 헐떡이고, 어깨 으쓱.
형 솔직히 그날
자세 하나도 제대로 못 했어.
파트너 요가인데 손끝 떨리고,
눈 마주칠까 긴장되고.
팔만 벌벌 떨었지.
근데 그 사람은
수업 끝나고 나서 이렇게 말했어.
“다음엔 제가 앞자리 앉을게요.
눈 감지 말고 다시 해봐요, 그때 느낌 좋았어요.”
아니 요가가 뭐라고...
형 그날,
혼자 웃으면서 요가 매트 닦았다.
요가 매트는 거리보다 마음을 좁혀준다
손끝에서 오는 온도, 무시 못 한다
요가는 심신 수련이 아니라, 눈빛 수련이다
나중에 깨달았어.
요가는 서로 닿지 않으면서도, 가장 가까워지는 연습이야.
형이 그날 처음으로,
요가에서 설레는 마음이 뭔지 알게 됐어.
그리고 그 설렘 덕분에,
다음 수업도 가게 되더라.
《4화. 헐렁한 반바지의 배신 –
복장 선택이 인생을 가른다》
– 요가에서 진짜 중요한 건
호흡이 아니라… 바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