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요가를 만났을 때》

4화. 헐렁한 반바지의 배신 – 복장 선택이 인생을 가른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동생아,

너 아직도 헐렁한 반바지에

면티 입고 요가 가려고?

형이 딱 한 번 그렇게 갔다가,

지구 상에서 가장 부끄러운 자세를 취하게 됐다.




요가복? 그게 뭐 어때서…


처음엔 그냥 편한 반팔티, 헐렁한 반바지 입고 갔어.

왜냐고?

“운동은 편해야지.”

그때까진 몰랐지.

요가가 땀 뻘뻘, 자세 찢어지는 운동이라는 걸.


“오늘은 하체 유연성 시간이에요~

양발 넓게 벌리고 내려가 볼게요~”


그 순간, 나는 망했다.

(아니 두려웠다. 벌린다는 말에

옷부터 신경쓰였다.. 안하던 욕이 속으로..)




그 자세의 이름은 '프라사리타 파도타나사나'


뭔 말이냐고?

그냥… 다리 쭉 벌리고 상체 앞으로 접는 자세야.


양발은 끝까지 벌리고,

고개는 바닥 쪽으로,

중요한 부위는... 중력에 맡겨진 상태.


강사님이 내 옆을 지나며 말했다.


“남성분, 반바지가 좀… 조심하셔야 해요~”



그리고 나도 느꼈어.

형의 모든 게 개방되고 있었음을.




옆자리 고수 누나의 한마디가 뼈를 때렸다





수업 끝나고 매트 정리하는데

그 누나가 나한테 말했다.


“오늘 자세 좋았어요. 특히 자세가... 아주 개방적이었달까?”



아니, 칭찬이야?

놀리는 거야?

형은 그냥 웃으며 물티슈로 땀 닦는 척했어.

그 와중에 바지 잡아당기느라 정신 없었음.




그날 이후, 형은 요가복 쇼핑을 시작했다


땀이 많은 편이라 땀 흡수 잘 되는 상의,

쫀쫀하게 잡아주는 레깅스,

그 위에 짧지 않고 너무 펄럭이지 않는 반바지.


그렇게 형의 인생 첫 ‘요가 스타일’이 탄생했다.

“기능성 + 체면 유지 + 설렘 방지”라는 3요소 조합.




요가복에서 인생을 배운다


겉으로 헐렁하면, 자세도 흐트러진다


너무 꽉 조이면 숨도 막히고, 관계도 막힌다


몸을 감싸는 옷은, 결국 나를 드러낸다





형이 깨달았어.

요가에서 가장 먼저 바꿔야 하는 건

마음이 아니라… 옷이다.

옷차림이 바뀌니 자세가 달라지고,

자세가 달라지니 사람들이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지금?

요가복 장바구니에 항상 2벌은 들어있다.

혹시 모르잖아. 또 마주 앉을지도.




다음화 예고


《5화. 요가하는 남자는

회사에서 무슨 말을 듣는가》

– “너 요즘 어디 다녀?” “...

나? 그냥, 매트 위로 출근 중이야.”


이 글 쓰고 요가 스튜디오에서 협찬 문의

많이오는데 형 글은 광고 안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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