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요가를 만났을 때》

5화. 요가하는 남자는 회사에서 무슨 말을 듣는가

by 라이브러리 파파

동생아,

회사에서 누가 “너 요즘 어디 다녀?”라고 묻잖아?

형은 이제 이렇게 말해.

“나? 그냥... 매트 위로 출근 중.”




헬스는 멋있고, 요가는 뭐?


형이 요가 시작하고 딱 3주 지나서였어.

점심시간에 스트레칭 좀 하다가

팀 막내가 툭 한 마디 던졌지.


“형, 요가하세요? 와… 의외인데요?”



의외...?

그 말 안에 다 들어있더라.

“요가 = 여자들 하는 운동”

“요가 = 유연한 사람이나 하는 거”

“요가 = 뭔가 감성적인 운동”



형은 그냥 웃었어.

그리고 그날도

매트 챙겨서 수업 갔지.




화장실에서 들은 한마디가 결정타였다


복도에서 화장실 들어가는데,

옆방 대리 둘이 말하더라.


“그 형 요가한다며?

어쩐지 요즘 말수가 줄었더라ㅋㅋ”

“명상하다 말문 닫힌 거 아냐?”


형 그때

문 안 닫고 3초 서 있었어.

진심, 돌아 나가고 싶더라.




근데 말이지, 형은 점점 달라졌어


예전엔 회의 시간 10분 남기면 초조했는데,

요즘은 숨 한 번 크게 쉬고 들어간다.


밤에 잠 안 오던 날들?

요가 후론 불면 날이 줄었어.


몸도, 말수도 줄었지만

대신 감정 기복이 줄었어.




회사에 요가 다닌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어느 날 팀장이 물어봤어.


“너 요즘 퇴근 후에 뭐 하냐?”

“요가합니다.”

“…진짜?”

“네, 진짜입니다.”


잠깐 정적.

그러다 팀장이 한마디.


“오히려 너답다.

엉뚱한데 꾸준한 거, 그게 네 장점이잖아.”



형 그날 집 와서

요가매트에 누워서 한참을 웃었어.




요가하는 남자에게 생기는 일


몸이 유연해진다기보단, 시선이 유연해진다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함이 생긴다


때로는 혼자만의 평화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형은 그냥 매트 위로 출근하고,

그 위에서 하루를 정리한다.

회사에서 부장님이 가끔 물어본다.


“너 요가 계속 하냐?”

“네, 그게 저한텐 출근 전에 마음 닦는 시간이거든요.”




다음화 예고


《6화. 명상 시간, 남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 마음을 비우라는데, 왜 머릿속엔

피자, 치킨, 그 사람 얼굴까지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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