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 살살 닫아주세요 – 감정은 손잡이에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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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쾅 닫히는 소리는 그 자체로 말이 된다.
대화 없이도 감정이 전해지는 방식.
어쩌면 말보다 더 직설적이고, 더 무례한 방식.
그날 아침, 나는 별다른 말 없이 방 안으로 들어가며
문을 조금 세게 닫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감정을 얹어서 닫았다.
쿵.
소리보다 마음이 먼저 흔들렸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들은 고양이 엄마는
거실에서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단호하게 말했다.
“문이 아니라, 네 감정이 닫히는 소리였어.”
나는 순간 움찔했다.
문을 세게 닫은 건 맞지만,
그게 감정 표현이 될 줄은 몰랐다.
그녀는 덧붙였다.
“감정은 말로 해.
손잡이에 묻히지 말고.”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우리는 자주 말 대신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표정, 말투, 몸짓, 그리고 문 닫는 소리.
특히 문은…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도구다.
화가 나면 세게 닫고,
속상하면 조용히 닫고,
삐치면 슬쩍 ‘쿵’ 하고 닫는다.
하지만 그 문 소리를 듣는 사람은
그 소리로 감정을 해석하고, 오해하고, 멀어진다.
고양이 엄마는
그런 방식의 표현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문을 세게 닫는 건 감정을 던지는 거야.
상대에게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내던지는 거지.”
생각해보니
나는 말하지 못한 기분을,
그날 방문에 실어 보낸 셈이었다.
문은 닫혔고,
나는 혼자 방 안에 있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감정은 이미 전달된 후였다.
그녀는 말했다.
“문은 닫는 게 아니라,
다음을 여는 방식이어야 해.”
그 문장이 묘하게 울렸다.
우리가 문을 닫는 방식에는
관계에 대한 태도가 담겨 있다.
살살 닫으면 여지를 남기고,
쾅 닫으면 끊어버린다.
생각보다 많은 감정이
우리의 손끝에 달려 있다.
그 이후로 나는
문을 닫기 전에 한 번 더 멈추게 되었다.
그날의 말,
그녀의 눈빛,
그리고 내 손의 무게를 떠올리며.
문을 닫는 일은 사소해 보이지만,
어쩌면 그건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여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문을 닫는 방식에, 너의 태도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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