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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운전 Jan 24. 2024

달리기에도 권태기가 오나요?

권태기.

이놈은 어디에나 나타난다.

직장에도 운동에도 사랑에도 권태기가 찾아오는 시기가 있다.

어떻게 극복하냐고?

나는 무식한 방법으로 극복했다.


달리기에도 권태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내가 지금 뭐 하러 이렇게 달리고 있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오늘은 그냥 쉴까?'

나는 잘 알고 있다.

만약 오늘 하루 쉰다면,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일주일이 된다.

그러다 결국 달리기와 이별을 하게 된다.


모든 일이 그랬다.

'오늘만'

이 생각에 내가 져버리면, 다음은 없었다.

누가 봐도 몸이 좋지 않은 날이 아닌 이상 반 강제로 해야만 한다.

엄청난 다짐과 각오가 필요한 듯해도 사실 별일 아니다.


"그냥 옷 입고 신발만 신으면 됩니다."


정말 신발만 신으면 된다.

그럼 그다음은 알아서 뛰고 있었다.


나는 채찍질을 해줄 동료가 없다.

그 흔한 동호회나 러닝크루도 없다.

오로지 혼자 달린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내가 그동안 시도하고 포기한 것들은 셀 수도 없다.

지난가을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다.

"포기하지 말자."

나름 비법도 생겼다.


나약한 나 자신이 나에게 유혹을 속사일 때.

"오늘은 이만 하면 그만해도 되잖아?"

"어제 많이 뛰었는데 오늘 하루는 그냥 쉬자."


다시 한번 물어본다.

"정말 못 뛰겠어? 아니면 하기 싫은 거야?"

매번 하기 싫었다.

그래서 꾹 누르고 나왔다.


내 가족들에게도 큰소리쳤다.

"나 3월에 풀코스 뛰고 올 거야!"

부끄러워서라도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만큼은 절대 이 말을 듣지 않을 생각이다.

"네가 그럴 줄 알았다."

대신 이런 말을 듣고 싶다.

"네가 해낼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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