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테호른 Oct 15. 2021

밤이 깊고 어두울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

― 12. 멘토에 대하여


저마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오늘날, 인생을 함께 지켜봐 주고 조언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든든한 일이다. 그런 사람을 가리켜서 흔히 ‘멘토’라고 한다. 멘토의 기원은 트로이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로이 전쟁 당시 출정을 앞둔 오디세우스(Odysseus)에게는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아들 텔레마코스(Telemachos)가 몸도 마음도 허약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절친한 친구인 ‘멘토’에게 아들의 양육과 집안일을 부탁했다. 그렇게 해서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 전까지 무려 10여 년 동안 멘토는 텔레마코스의 친구이자 선생님인 동시에 상담자로, 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서 그를 보살폈다. 그때부터 멘토라는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와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진정한 ‘어른’이 없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모두가 어른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책임질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역할이 뭔지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안다.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사람은 크게 변한다. 비뚤어진 삶을 산 사람은 그동안의 실수와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걷게 되며, 낯선 길을 걸으며 두려워하던 사람은 한껏 자신감을 얻어 가던 길을 더욱 힘차게 가게 된다.


예컨대, 그것은 깜깜한 밤길을 운전하는 것과도 같다. 깜깜한 밤길을 운전하다 보면 뒤에 차가 있을 때 한결 쉽게 운전할 수 있다. 마음도 훨씬 안정되고 편안해진다. 뒤차에서 나오는 불빛이 어둠을 밝혀주기 때문이다. 어른은 그런 불빛과도 같은 사람이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앨버트 밴듀라(Albert Bandura)어떤 사람을 모델로 해서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 즉 ‘모델링(Modeling)’에 대해서 실험한 적 있다. 그에 의하면, 모델링에는 크게 세 가지 효과가 있다.


첫째, 관찰 학습 효과. 누구나 모델링만으로도 시행착오를 하지 않고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운동선수의 경우 모델로 삼는 선수의 기술을 흉내 내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크게 향상할 수 있다.

둘째, 억제 효과 및 탈억제 효과. 모델링을 통해 나쁜 행동은 억제하고, 좋은 행동은 활성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셋째, 반응촉진 효과. 프로이트의 심리학에서는 이를 ‘동일시’라고 하는데,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삶이 크게 바뀌는 것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누구를 모델로 삼느냐이다. 누구를 모델로 삼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을 가리켜서 ‘멘토’라고 한다.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려면 말이 아닌 행동에 주목해야 한다. 말은 좋지만, 행동이 말과 어긋나는 사람이라면 그의 말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말은 그리 좋지 않지만, 행동이 모범적이라면 그의 행동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둘이 일치하는 사람을 멘토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멘토의 삶을 존경하고 흉내 내는 것은 좋지만, 자기 정체성을 절대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훌륭한 멘토일수록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그것은 자신의 경험과 방식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되, 그것이 몸에 배어서 더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다.


멘토는 과거를 바꿀 수도, 미래를 보여 줄 수도 없다. 멘토의 역할은 모범을 보임으로써 그것을 보고 배우게 하는 것이다. 즉, 현재를 위로하고 격려해서 미래를 충실히 준비하게 하는 것이다.


멘토를 멀리서 찾지 마라. 또한, 특별한 사람만이 멘토가 될 수 있다는 선입견 역시 버려야 한다. 사실 우리는 매일 수없이 많은 멘토를 만나고 있다. 너무 가까운 관계라서, 혹은 너무 자주 만나서 그것을 모를 뿐이다.




▶▶▶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별이 있다. 그중 어느 것이 과연 네 별일까. 별만 바라보면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어둠에 비하면 별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이 자신을 별이라고 착각하면서 산다. 별을 반짝이게 하는 건 어둠이라는 사실은 잊은 채 말이다.


어둠이 있어야만, 별도 비로소 그 이름을 얻을 수 있고 반짝일 수 있다. 아는 것도, 경험도 부족한 내가 너를 위해 이 글을 쓰는 이유 역시 그와 같다. 내 삶과 조언이 네 인생을 반짝이게 하는 짙은 어둠이 되었으면 한다. 크고 환하게 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네가 너의 길을 찾는 데 조금이라도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삶의 힌트를 얻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