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 자기 성찰에 대하여
‘아포리아(Aporia)’라는 철학 용어가 있다. 그리스어 ‘길이 없음’에서 유래한 말로 통로나 수단이 없어서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상태, 즉 난관에 부딪혀서 다른 방법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포리아에 부딪히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문제의 해법을 찾았다. 또한, 노를 더 빨리 젓기보다는 잠깐 노를 내려놓은 후 다른 사람의 지혜를 배웠다. 한 걸음 물러나서 문제를 바라본 것이다. 이렇듯 때로는 하던 일에서 한발 물러서서 직면한 문제를 바라보면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 해법이 저절로 보일 때가 있다. 많은 사람이 자기 일보다는 다른 사람의 일에서 실수를 더 잘 찾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제 이 세상에 나는 혼자다. 더는 형제도, 가까운 사람도, 친구도, 사람들과의 교제도 없고, 오직 나 자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