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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Oct 16. 2021

네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은 무시해라

― 15. 관조하는 삶에 대하여


이길 가능성이 없는 전쟁에서 지지 않는 최고의 방법은 과연 뭘까? 그것은 그런 전쟁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행복하려면 우리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은 무시해야 한다.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고 할수록 충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굳이 나서야 할 필요 없는 일이라면 나서지 않는 것도 세상을 현명하게 사는 방법의 하나다.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고 할수록 충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굳이 나서야 할 필요 없는 일이라면 나서지 않는 것도 세상을 현명하게 사는 방법의 하나다.


세상에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둬도 좋은 일이 얼마든지 있다. 어차피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고 좀처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괜한 일에 트집 잡고, 남의 삶에 간섭하는 것이다. 정작 자기가 어떻게 할 수도 없으면서 말이다.

 



네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은 무시해라. ‘방관’하라는 것이 아니다. ‘관조’하라는 것이다.


방관과 관조는 엄연히 다르다. 방관이 ‘어떤 일에 직접 나서서 관여하지 않고 곁에서 보기만 하는 것’이라면, 관조는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비추어 보는 것’을 뜻한다. 또한, 방관이 일방적으로 내버려 두는 것이라면, 관조는 여유롭고, 달관하듯 지켜보면서 그에 맞춰 해결책을 찾는 것을 말한다. 즉, 방관이 방치라면, 관조는 삶에 관한 진지한 성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조의 삶을 가장 잘 실천하는 사람은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아닐까 싶다. 그는 물질세계의 풍요와 혜택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사는 행복한 자신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나는 변덕스러운 사회에 싫증을 느낀다. 그 속에서는 침묵이 가장 자연스러운 최고의 예절이다. 동료들은 아주 얕은 여울이나 웅덩이만을 걸으려고 한다. 나는 날마다 그들 사이에서 침묵한다. 어떤 사람은 내가 자신의 농담을 웃으면서 받아주지 않는다며 불평한다. 그때마다 나는 그가 농담을 다 하기도 전에 웃고 그냥 내 길을 간다.”


28세 되던 해 월든 호숫가에 작은 통나무집을 한 채 지은 후 2년 2개월 동안 그곳에 머물며 문명사회의 풍요와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사람들의 욕심을 비판한 그는 하버드대 출신으로 마음만 먹으면 누구보다도 더 편안하고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아득바득 성공하려는 세상과 지나친 소유욕이 싫어서 죽는 날까지 그럴듯한 직업 한 번 가진 적 없이 임시교사, 목수 등의 직업을 전전하며 살았다. 그런데도 하버드대의 ‘자랑스러운 졸업생 이름’에서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비록 생활은 가난했지만, 정신만은 누구보다도 풍요로웠기 때문이다.


이렇듯 관조하는 삶은 세상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성찰의 삶을 살게 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중요한 공부가 되는 셈이다.




어떻게 하면 관조하는 삶을 즐길 수 있을까.


데이비드 소로의 삶에 그 해답이 있다.


관조하는 삶이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의 삶’을 말한다. 즉, 욕심 없는 삶이다. 따라서 관조하는 삶을 살려면 지나친 욕심과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와 부질없는 생각 역시 멈추는 것이 좋다.




▶▶▶ 세상에는 스스로 불행해지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 돈이나 명예에 집착하는 것 역시 그중 하나다. 돈이나 명예에 집착하면 내 삶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기 위한 수동적인 삶을 살 가능성이 크다. 그런 삶은 절대 행복할 수 없다. 성공했는데도 머릿속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자꾸 맴도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행복하기 위해 ‘무엇’에 집착한다면, 정말 그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우리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술궂다. 우리가 뭔가에 집착할수록 오히려 그 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은 무시해야 한다. 오직 네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삶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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