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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 권분자

짧은 단상 시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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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권분자



방울방울 가벼워졌으면 좋겠어


유리병 중심에서

막 들끓었던 기포들

무거워진 심연에 쏟아 붓는다


오랫동안 뿌리 내려있었거나

새로 뿌리 내릴 포자들은

어둡고 습한 곳에서만 자라나는

이끼들이어야 하리


울컥, 솟구치다가 가라앉는

목구멍은 꿀꺽꿀꺽 자양분을 삼켰으므로

서늘하고 상쾌하게

몸 안 갇혀있던 내 언어와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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