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달의 독백 / 권분자

짧은 단상 시

by 권작가
들꽃.jpg


달의 독백


권 분자



혼자 피었다 지는

들꽃들을 토닥토닥

옆에 두고 살다보면

뭇사내보다 못할게 없지


한 때 들꽃카페 주인이었다는 이웃여자도

흠모했던 많은 남자 떠나보내고

찰랑이던 머리결 달빛에 감은 후

첫 향기를 꽃에게 건넸다했지


산책하며 매일 걷는 길가에 핀

들꽃들이 내 발소리에 화들짝 놀래도

간 밤 달의 열정에

한 낮 동안은 꼿꼿하지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08화기도, 달과 별神께 올리는 / 권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