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도 슬로우 조깅
슬로우 조깅의 크나큰 장점이 또 하나 있다.
실내에서 아주 조금, 잠깐씩 해도 된다는 것.
이론적으로 1분씩 끊어서 슬로우 조깅을 해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로 실내든, 실외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만 하면 어디서나 시시때때로 쪼개서 하기 좋은 운동이다. (오래 앉아 있다가 잠깐 쉴 때 하기도 편하다.)
그러다 생긴 소소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며칠 전, 동생과 마트에 갔을 때다.
동생이 물건을 보면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고, 나는 그 옆에서 카트를 밀며 제자리걸음에 가까운 슬로우 조깅을 하고 있었다. (슬로우 조깅은 보폭을 좁게 해야 돼서 나는 내 발 하나보다 작게 움직인다.)
그러다, 연세 있으신 여성 두 분이 우리와는 반대방향으로 옆을 지나가실 때였다. 그중 한 분이 "너무 예쁘네~" 하시면서 내 엉덩이를 툭 치고 지나가셨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깜짝 놀랐다. 완전한 타인이지만 목소리가 따뜻하고 같은 성별이어서 그럴까? 당황은 했지만 언짢지는 않았다. 고개를 돌려 몇 걸음 지나가신 그분을 바라보니 너무나 다정한 웃음으로 눈 맞춤을 하셔서 나도 가볍게 웃으며 고개로 인사에 답했다.
슬로우 조깅을 하다가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싶었다. 덕분에 재밌는 에피소드가 하나 생겼다.
혹시 그분도 슬로우 조깅을 하시는 걸까? 내심 궁금했지만, 여쭤볼 기회는 지나갔다.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라서 그런지, 슬로우 조깅을 시작하고 난 후 나이나 세대와 상관없이 사람이 더 정겹게 느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