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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발은?

신발 코디가 어려운 이유

by 겨울새 Winter Robin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라고 한다만, 내겐 늘 어려운 과제다. 원래도 운동화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더더욱 다른 신발을 신고 나가는 게 고민된다. 언제 어디서 슬로우 조깅을 하고 싶어 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도 현관을 나서면서 최근에 구입한 메리제인 신발을 신을까 고민했다. 그러나 금방 마음을 바꿨다. 밖에서 5km를 전부 달리진 않겠지만, 다만 1~2분이라도 달리려면 운동화가 아무래도 편하기 때문이다.


계속 실내에서 할 일을 하다가, 너무 찌뿌둥해서 잠시 밖에 다녀오기로 했다. 요즘 애용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스마트폰과 지갑만 주머니에 넣은 채로 가볍게 나섰다. 따뜻한 후리스를 걸쳤는데도 제법 쌀쌀한 날씨. 저녁이 되니 낮보다 더 서늘하다. 마침 잘됐다. 몸을 덥혀주는 거야, 1분이면 된다. 사람이 별로 없는 평지가 나타났을 때, 슬로우 조깅을 시작했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앞꿈치 착지에 신경 쓰며, 내겐 아직 어려운 뒤꿈치가 살짝 닿도록 자세를 계속 바로 잡는다. 허리를 세우고, 시선을 멀리 두며, 싱글벙글 웃을 수 있는 정도의 페이스를 찾는다. 요즘 뭔가 골반 높이가 안 맞는 건지, 양발에 들어가는 힘이 다른 건지, 이상하게 한쪽으로 몸이 무너지는 것 같다. 다리를 너무 꼬아서 그런가. 홈트로 요가라도 해야겠다. 요즘 슬로우 조깅을 하다 보니 온전히 내 몸의 상태에 눈여겨보게 된다. 실내와 야외에서 뛸 때, 다른 부분들을 인지하게 된다.


금방 몸이 더워졌다. 분명 처음에는 추웠건만, 후리스 안의 셔츠가 땀에 흠뻑 젖었다.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다. 패딩을 입을 정도로 추웠던 지난겨울, 그때도 귀갓길에 슬로우 조깅을 하면 패딩 속에서 땀을 흘렸다는 걸.


워치를 확인해 보니, 어느새 15분이나 뛰었다.


뛰고 난 뒤에는 요즘 차가워진 공기 덕에 쾌적하다. 지금이야말로, 달리기 좋은 날씨다. 내일도 잠깐이라도 야외에서 뛰어볼까 싶다.


아, 그렇다면 내일도 신발은 운동화이려나.

패션이냐, 야외에서 슬로우 조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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