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프리랜서라 좋지만 여전히 일하면서 불안하다

by 효작가
KakaoTalk_20251106_120653241.jpg 2025 연말에는 따끈따끈한 겨울 간식과 함께


그림 그리는 디지털 노마드로 지낸 지 어언 5년이 지났다.

초반에는 일감이 많지 않을 걸 대비해 미술 강사로 2년간 근무했고 일이 점차 많아지자 학원 일을 그만두고 외주 일에만 1년간 전념했었다. 일 하나가 끝나면 바로 또 다른 일이 들어왔다. 2025년 올 한 해는 지난해보다 회사원 연봉 이상으로 수익을 내서 프리랜서로 자리 잡아 계속해서 이 길을 갈 수 있겠구나 생각하다 고정 거래처와의 업무도 마무리 짓고 내년에도 올해처럼 일이 들어올 거라고 장담하지 못해 매일매일 불안한 마음을 달고 지내야만 했다.

그래서 책 외주가 올해처럼 많지 않다면 학교에 방과 후 강사로 나가거나 집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할 계획이다. 특히나 그림책 일러스트를 주로 그려왔는데 요새는 저출산율로 인해 그림책 수요가 많이 떨어졌다. 시중에 나온 수많은 그림책들 사이에서 팔리는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그림책 투고 심사가 점점 더 깐깐해지고 글과 그림을 둘 다 잘하는 작가를 더 원하는 추세다. 그림책 하나 제작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 않는 이상 책 인세만으로는 생계를 이어나가기 쉽지 않아 프리랜서 작가는 여러 일들을 걸쳐놓고 하는 게 필수이다.

"나는 프리랜서가 될 거야." 무작정 퇴사하고 프리랜서가 되는 건 금물이다. 유튜버, 사업가, 프리랜서 등 1인 기업으로 자립하려면 퇴근 후 피곤하더라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병행해서 시작하고 어느 정도 자리 잡았을 때 그때 퇴사를 생각해 봐도 좋다.

좋아하는 그림을 취미로 그리면 작품이 더 잘 나오는 거 같고 오히려 이를 일로 하여 클라이언트의 까다로운 피드백을 다 감당하고 굿즈도 안 팔려 때로는 우울할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 만약 이런 그림들을 그리지 않았다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책 출간은 한 물 갔을 거고 내 그림을 널리 알리지 못했을 거다. 계속해서 쌓아두는 그림 한 장 한 장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앞으로도 일러스트레이터로 계속 성장해 나가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앉아서 아이펜슬을 들고 아이패드 위에 작고 귀여운 그림들을 채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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