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짧은 여행 그리고 뜻밖의 선물 - 1인 스테이 '여정'
'북어나잇 시인의 집'에 묵었던 기억이 좋아서, 1인 스테이를 종종 검색해보았다.
그러다 '여정'이란 곳은 알게 됐다. 은평구 새절역 근처에 있는 스테이인데, 서울에 위치한 숙소인데도 도시소음이 들리지 않았고,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북어나잇 시인의 집과 비슷했다.
그곳처럼 여기도 출입문 보안이 잘 되어 있고, 객실에 이중잠금이 있어서 혼자 묵기 괜찮았다.
무엇보다 1인 스테이의 여러 후보들 중 이곳을 두번째 경험으로 고르게 된 이유는 특별함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이곳만의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듯했다.
다도를 즐길 수 있는 도구가 준비 돼 있었고, 옛 정취가 군데군데 있는 숙소였다.
부모님 세대 분들이 오시면, 옛 여인숙 같다고 말씀하실정도로 옛스러움이 있었고 여기에 현대적임이 더해져 깔끔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낭만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드디어 체크인 하는 날, 호스트에게 문자가 왔다.
체크인 가능한 대략적인 시간을 알려주면 그 시간에 맞춰 응대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마치 지인의 집에 방문하기로 한 날, 지인이 언제쯤 올거냐 물어보는 상황같았다.
'여정'은 새절역 근처에 있는데, 불광천을 따라 가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어플 내비게이션에 의지한 채로 걷느라 불광천을 걷는 길을 온전히 즐기진 못했지만, 매우 좋았다.
현재 살고 있는 집 앞에 큰 호수공원이 있는데, 그 호수공원을 산책할 때마다 느꼈던 여유로움이 불광천에서도 느껴졌다. 손 잡고 걷는 중년부부 또는 연인들, 초저녁부터 운동하는 사람들, 나란히 산책을 하는 가족들,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 등등 천을 따라 걸으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보니 기분이 좋았다.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한번도 오지 않았던 낯선 동네라 멀리 여행을 떠나온 것 같기도 했다.
스테이 앞에 도착하니 특이하고, 세련된 건축물이 눈에 들어왔다. 1층에는 아주 작은 카페가 있었는데, 주말 저녁이라 사람이 많았다. 카페를 지나면, 나무로 된 건물 출입문이 보였다. 인터폰으로 호수를 누른 후 호출하자 기다렸다는 듯, 호스트가 내려와 문을 열어줬다. 환대를 받는 느낌이었다.
호텔 프론트에서 맞이하거나 비대면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체크인 하는 방식과 달랐다.
현관을 열어주며 맞이해주는 풍경이 초대해 준 지인의 집에 놀러갔을 때 보던 풍경이었다.
스테이폴리오에서 '여정'을 소개한 글에 '가족의 초대를 받고 일원이 된다' 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딱 맞아떨어졌다.
환대를 받으며 2층으로 올라가 호스트인 임태병 건축가의 사무실에서 약간의 담소를 나누었다.
내어주신 군것질거리와 호지차를 바라보며, 어릴 때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친구의 부모님께서 과일을 내어주던 걸 떠올렸다.
소개글대로 가족의 초대를 받고 방문한 듯한 느낌은 계속 되었다. 집에 대한 스토리를 듣고, 담소가 끝난 후에는 호스트가 직접 숙소 내부를 구경시켜주었다. 그리고 주인이 쓰던 식기들을 구경하고 사용해보았으며, 주인의 가치관과 삶이 담긴 책 등 주인을 표현하는 것들이 있었다. 숙소가 아니라 정말 호스트에게 초대를 받고 놀러간 것 같았다.
집은 물론, 모든 곳은 그 곳의 주인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 사람만의 결, 성격, 취향, 취미, 라이프스타일, 살아온 길 등등...
아주 소소한 것부터 특별한 것까지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장소에 가면 세밀하게 살펴보려고 노력한다.
그 장소에 담긴 사람을 보려고 한다.
이번에도 나의 노력 덕택이었는지, 강하게 어필한 주인의 덕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여정에 담긴 주인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곳을 애정과 정성으로 지으셨구나, 많이 생각했구나
그리고 여정에 대한 겸손도 있으면서 자부심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정에 담긴 차분하고 따스하고 깊은 분위기가 잠깐 뵈었지만, 호스트의 분위기와 참 닮아있었다.
호스트의 소갯말과 함께 여정을 짧게 둘러본 뒤, 호스트가 떠나고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이 찾아왔다.
나는 호다닥 보느라 놓쳤던 것들을 다시 찬찬히 보기 시작했다.
여정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좋은 향이 코를 자극했고, 액자 같은 통창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내가 거쳐온 집과 현재 살고 있는 집 그리고 어디를 가더라도 통창을 쉽게 볼 수 있어 나에게 통창은 익숙하다. 하지만 통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통창을 좋아해서도 있지만, 특별한 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벽을 배경으로 키 작은 나무가 보이는 뷰였다.
액자프레임같은 창문에 도화지 같은 벽, 아름답게 뻗어있는 나뭇가지가 그림같았다.
평소 벽뷰는 무조건 이쁘지 않다고 생각했었으나 그 창문뷰를 보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다.
벽이 도화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그 날 처음으로 했다.
그림 같은 뷰는 거실과 침실 쪽에 있었다. 거실 창문과 침실 창문에 있는 나무가 달라서
거실과 침실에서 보는 느낌이 달랐다.
특히 침실쪽은 책상이 있고, 그 위로 창문이 있어서 더 낭만적이었다.
그림 같은 뷰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눈 오면 눈 내리는 게 보여서 더 예쁘다는 말을 떠올렸다.
밑에 소복이 쌓이는 눈과 도화지 같은 벽 위로 내리는 눈이 얼마나 예쁠까. 상상했다.
그러다 푸릇푸릇해진 나무를 떠올려 봄과 여름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가을에는 어떠려나. 이 나무에도 단풍이 지려나. 그럼 진짜 예쁘겠다.
그렇게 사계절의 모습을 상상하며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을 오래 가졌다.
거실 창문 앞에는 두툼하고 푹신한 방석과 작은 상이 놓여있었다. 그 옆에는 침대가 아닌, 푹신하고 포근한 하얀 이불이 반듯하게 놓여있었다. 침대가 아니라 잘 때 조금 허리가 아팠지만 이불이 보들보들하고, 푹신해서 잠을 못 잘 정도의 불편함은 아니었다.
책상 위에는 호스트를 알 수 있는 책들이 있었고, 책 옆에는 연필과 질감이 좋은 메모지가 있었다. 직접 자른 듯한 메모지를 보니 예전의 내가 떠올랐다. 어릴 때, 자다가 생각들이 막 떠오르고, 갑자기 다음날 해야할 일들이 생각날 때가 많아서 급하게 메모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A4용지나 이면지를 직접 네모낳게 잘라 메모지로 많이 썼었는데... 어릴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메모지에 몇 글자 적어보기도 했다.
그 옆에는 블루투스 스피커, 그리고 책상 밑에는 충전기까지 없는 게 없었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있으면 안 써먹을 수 없지!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블루투스 스피커로 여정에 어울릴만한 음악을 들으며 책상 위로 펼쳐진 뷰를 감상했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구분되어 있었다. 요즘 이렇게 분리된 곳을 자주 접하게 되는 걸 보면 우리가 점점 건식을 추구하는 것 같다. 샤워실에는 옷을 걸 수 있는 옷걸이가 걸려 있었고, 아래에는 수건이 놓여져 있었다. 샤워커텐 뒤로 깔끔한 샤워공간이 있었고, 이솝 브랜드의 어메니티가 있었다. 샤워부스로는 되어 있지 않았지만, 물이 바로바로 잘 빠져서 온 바닥이 흥건하게 젖는 일이 없었다.
화장실에는 변기와 세면대가 있었는데, 세면대 아래에는 드라이기, 돌돌이 (옷 먼지 제거기), 여분의 수건과 휴지가 있었다. 세면대 위에는 핸드워시와 치약이 있었다. 핸드워시 역시 이솝 브랜드로 향이 무척 좋았다. 생각해보니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던 향이 사용한 어메니티의 향과 같았다. 전체적으로 깔끔했고, 투숙객의 편의를 많이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런데 수압이 약한 게 확 느껴져서, 물 내릴 때마다 조마조마해야 했던 점이 아쉬웠다.
여정에 특이한 점이 또 있었는데, 룸웨어가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후쿠오카 호텔 갔을 때 구비되어 있었던 룸웨어와 재질이 비슷했는데 이 곳은 원피스가 아니라 투피스 (긴셔츠와 반바지)로 준비되어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얇고, 하의는 반바지라 추웠다.)
현관문 쪽에는 단차가 높은 걸 배려하여 신발을 앉아서 편히 신을 수 있도록 푹신한 방석이 놓여 있었다. 현관문 옆에는 또 다른 문이 있었는데 그 문을 열면 아담한 주방이 펼쳐졌다.
주방에도 없는 게 없었다. 인덕션도 있었지만, 화재위험으로 취사는 불가했다. 그리고 커피포트와 다도세트, 드립커피세트, 각종 티와 기념으로 가져가도 되고, 직접 내려 마실 수 있는 드립백 두개가 있었다. 그리고 당을 보충할 달달한 과자가 놓여 있었다.
서랍을 열면 각양각색의 컵들이 있었다. 차에 따라 또는 기분에 따라 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 듯 했다. 시간만 더 있었으면 각종 컵들을 다 이용하고, 각종 티들을 다 마셔보고 싶었다. 고심 끝에 컵 하나를 골라 직접 격불하여 내려본 말차를 담아 마시거나, 물을 마실 때 사용하기도 했다.
설거지 할 수 있는 싱크볼과 정수기도 있었고, 양 쪽다 창문이 있었다. 조그만 창문은 밖과 계단 쪽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친절히 설명된 안내문을 보며 직접 격불도 해보고, 내가 만든 말차를 마셔보기도 했다. 별 것 아니지만, 처음 해보는 그 순간이 매우 힐링도 됐고, 소소한 성취감을 느껴 말차를 마시면서 얼마나 뿌듯해했는지 모른다.
참, 주방은 사무실과도 연결되어 있었는데, 투숙객이 불편해할 것을 배려하여 비워주신다. 그래서 숙박은 금,토,일만 가능하다고 하셨다.
'여정'은 과거의 동원여인숙을 새롭게 바꾼 곳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옛 여인숙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열쇠, 바닥에 깔린 이불, 낮은 책상 등 어릴 때 드라마에서 보던 여인숙의 풍경과 비슷했다.
'여정'도 북어나잇 시인의 집에서처럼 불편하지 않은 고요함과 세상과 단절된 듯한 느낌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분명 서울에 있는데도 밖의 소음이 잘 들리지 않았다. 보이는 것도 벽을 배경으로 한 나무 뿐이라 내가 지금 도시에 있는건지, 멀리 지방으로 여행을 온 건지 헷갈렸다.
고요한 밤동안 나는 나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나에게서 벗어나기도 하며 세상과도 떨어진 오롯이 혼자만의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머리와 마음이 시끄러워 일상 속 짧은 여행을 하고 싶어 여정을 찾아왔는데, 예상했던 대로 후회되지 않았다. 저녁에는 간단히 샐러드를 먹고, 준비해 주신 과자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도 평소에 비해 잘 잤다.
체크아웃이 늦은 편이라 다음날에도 여유를 부리며 여정이 주는 위안과 힐링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전날 늦은 체크인으로 가보지 못했던 '담대하게 커피워크'에 들렀다. (이 카페에 대한 후기는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쓰겠다.) 거기서도 사장님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정성스레 내려주신 핸드드립커피를 들고 방으로 돌아와 창문을 멍하니 바라봤다.
바디감이 가벼운 편인데도 불구하고 향과 맛이 깊고, 온도에 따라 변화하는 매력이 담긴 커피와 함께 창문을 멍하니 보던 순간은 참 안온했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허공에 손을 흔들고 '여정'과 이별인사를 나눈 후 체크아웃했다.
체크인 하기 전, 호스트이자 건축가인 임태병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점은 주거를 향한 진심이었다.
나는 임태병 건축가님에게 이 곳을 지으면서 가장 무엇을 염두하였는지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질문했다. 그 질문에 건축가님은 그 곳에 사는 사람이라고 답하셨다. 참으로 당연한 대답이지만, 그 대답에 진심이 느껴져 매우 기뻤다.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사람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중요하게 여기고 지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요즈음 내가 느끼기에는 그것보단 다른 것이 우선시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당연한 질문을 당연한 대답이 나오기를 내심 바라면서 여쭈어봤다.
내가 머물렀던 '여정'은 본래 스테이 용도로 만든 게 아니었다고 한다. 내가 묵은 '여정'은 다가구주택 2층에 자리해 있다. 이 주택은 '여인숙'으로 이 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손님들이 쓸 수 있도록 게스트룸으로 만든 공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스테이폴리오의 제안으로 인해 스테이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김은희 작가는 보조작가들의 생활이 여의치 않고, 이때문에 재능이 있는데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그 재능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이 주택을 기획했다고 한다. 이 뜻에 임태병 건축가가 함께하여 '여인숙'을 탄생시켰다.
임태병 건축가는 집에서 글을 많이 쓰는 작가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층고를 높게 하여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곳은 진심과 응원이 듬뿍 담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향한 진심과 응원으로 주거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따스했고 감동으로 다가왔다.
'여정'의 매력은 차분함, 낭만, 따스함, 포근함, 정적임, 고요함, 정다움, 온기 인데,
여기에 정성과 응원이 더해져서 그곳에 있는 동안은 폭풍우 같던 마음이 잔잔해졌다.
나도 응원을 받은 것 같아 든든해졌다.
아마, 이 곳을 다녀간 다른 투숙객들도 그 응원을 받았을 거다.
이렇게 응원의 기운이 널리널리 퍼져 나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응원의 기운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받을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여정'을 방문하길 바라게 됐다.
누군가에게도 이 곳이 힘이 되고, 더 많은 이들이 그 힘을 공유 받기를 바라는 나를 보면서,
장소의 힘은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마무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거치면서 무엇을 쓰고 싶었는지 깨닫게 됐다.
사실 장소, 공간 그러니까 어떠한 곳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다.
언젠가부터 장소가 주는 힘, 영향, 위로, 힐링, 안정감 등등.... 우리에게 주는 것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
하지만 막연하고, 정리가 되지 않고, 확신이 서지 않아서 시작하지 못했다.
이제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문적으로 장소에 대해 쓰지 못하겠지만, 내가 그동안 거쳐온 장소들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을 골라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에 대해 쓰고 싶다.
꼭 장소가 아니어도 좋을 것 같다. 그저 잠시 지나치는 길도 좋고, 관광지, 공원도 좋을 것 같다.
나에게 무언가를 준 어느 곳이면 꼭 정해진 장소가 아니어도 상관 없을 것 같다.
그 중 예쁘거나, 럭셔리하거나, 특이하거나, 분위기 좋은 곳들도 있을 것이고, 작고 소소하거나 평범한 곳들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내가 묵었던 1인 스테이처럼 내면적으로 얻은 게 있는 곳들에 대해 더 많이 쓰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런 곳들만 골라서 쓸지, 대중없이 기억에 남는 곳에 대해서 쓰되 그런 곳들에 대한 글을 더 많이 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시작해보려 한다.
그리고 나의 글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더, 장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본인에게 내면적으로 선물을 주는 곳을 찾아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글은 내가 쓰고 싶었던 장소에 대한 글의 첫 번째 글이다.
첫 번째 글이자 나의 시작을 연 '여정'은 나에게 많은 걸 선물로 줬다.
위에서 적은 것들을 나에게 주었지만, 가장 의미있는 선물은 '시작'이다.
오래도록 쓰고 싶었지만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 주저했던 내게 '여정'은 시작할 용기와 확신을 주었다.
시작을 여는 글의 주인공이자 장소가 되어주었다.
그러므로 '여정'이 내게 건넨 선물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