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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린혜원 Jan 14. 2021

상처

사진으로 짓는 詩/디카시 13

온통 열꽃이다.

앓을 때마다 지독한 사랑이더니

몸은 끓어올라 상처를 만들고

기억이 문드러진 자리

굵은 딱지로 앉았다.



깊은 상처를 지닌 나무

나무를 볼 때마다 생각한다. 몸 곳곳에 생채기를 안고도 어떻게 그리 많은 날들을 견디고 견뎌냈을까 하고.


하지만 우리가 차마 보지 못하는 몸속 어딘가에 피눈물을 감춘 채, 세월을 인내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상처를 당당히 드러내는 나무들의 내공이 겨울이면 더 크게 다가와, 차가운 손길이지만 온 맘을 다해 어루만져주었다.

언젠가 나무들이 나의 아픔을 소리 없이 안아주었던 그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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