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백수일지 D+21 (2020.07.02)
The road not taken
가지 않은 길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노란 숲 속 두 갈래 길이 나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두 길을 다 가볼 순 없었죠.
한 곳으로만 갈 수 있었고,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관목 사이로 굽어 들어간
하나의 길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세월이 지나 어딘가에서
난 한숨을 쉬고, 이렇게 이야기 하겠지요.
숲 속에 두 길이 나 있었다, 그리고 난
발자국이 덜 새겨진 한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모든 걸 바꿔놓았다고.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옮긴이:백수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20세기 미국의 국민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시이기도 합니다.
전 영어 못하는 영문과 출신입니다.
그 시절 달달 외웠던 저 시가
이젠 잘 읽히지도 않더군요.
다시 영어사전을 켜봅니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고
어려운 문장을 해석해봅니다.
이제 좀 읽힌다.
표면적 해석이 자연스러워집니다.
가려진 의미가 좀 더 선명히 드러납니다.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점차 시가 제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조금은 달라진 언어로
낯선 모습으로 다시 말을 겁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듯
시도 나이를 먹는 것일까요.
그는 그대로인데
변한 내가 그를 못 알아보는 것일까요.
두 갈래 길 앞에 서서
한참을 우두커니 서서
하염없이 고민만 하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그때의 시는 제게 조용한 위안을 주었습니다.
가야 할 길을 정해
발걸음을 내딛고
어딘가에 서 있는 지금
시는 제게 아무 말도 걸지 않습니다.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볼뿐입니다.
알 수 없는 지긋한 눈빛으로.
하지만 마음은 평온합니다.
시는 강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