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피로스 Jul 02. 2020

가지 않은 길

백수일지 D+21 (2020.07.02)


The road not taken

가지 않은 길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노란 숲 속 두 갈래 길이 나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두 길을 다 가볼 순 없었죠.

한 곳으로만 갈 수 있었고,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관목 사이로 굽들어간

하나의 길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세월이 지나 어딘가에서

난 한숨을 쉬고, 이렇게 이야기 하겠지요.

숲 속에 두 길이 나 있었다, 그리고 난

발자국이 덜 새겨진 한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모든 걸 바꿔놓았다고.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옮긴이:백수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20세기 미국의 국민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시이기도 합니다.


전 영어 못하는 영문과 출신입니다.

그 시절 달달 외웠던 저 시가

이젠 잘 읽히지도 않더군요.


다시 영어사전을 켜봅니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고

어려운 문장을 해석해봅니다.


이제 좀 읽힌다.


표면적 해석이 자연스러워집니다.

가려진 의미가 좀 더 선명히 드러납니다.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점차 시가 제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조금은 달라진 언어로

낯선 모습으로 다시 말을 겁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듯

시도 나이를 먹는 것일까요.

그는 그대로인데

변한 내가 그를 못 알아보는 것일까요.


두 갈래 길 앞에 서서

한참을 우두커니 서서

하염없이 고민만 하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그때의 시는 제게 조용한 위안을 주었습니다.


가야 할 길을 정해

발걸음을 내딛고

어딘가에 서 있는 지금

시는 제게 아무 말도 걸지 않습니다.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볼뿐입니다.

알 수 없는 지긋한 눈빛으로.

하지만 마음은 평온합니다.


시는 강력합니다.





이전 05화 맛있는 슬로리딩(Slow Readin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