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기만 하는 꿈은 이제 싫다
백수일지 D+23 (2020.07.04)
<나혼자산다> 이장우편
어젯밤 자기 전 <나혼자산다>를 봤어요.
캠핑카를 타고 유유자적 돌아다니는 모습이 부럽더군요.
오래된 로망이지만
캠핑카를 타고 전국의 한적한 곳을 돌아다니며,
유랑의 맛을 즐기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순간, 오랫동안 내가 바라던 일을
언젠가, 나중에, 훗날
더이상 이런 막연한 미래에서 일어날 일로만
미뤄두고 싶지가 않아졌습니다.
그러면 정말 그 꿈은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닫지 않을 환상처럼
다가오지 않을 미래 속에서만
머물러 있을 것 같았어요.
물론 당장은 어렵겠지만
5년 안에 캠핑카를 장만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그 차로 부모님 효도여행도 시켜드리고,
저도 한가로운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겠죠.
가까운 친구놈들과 1박2일로 무작정 떠나서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푸른 뷰를 안주 삼아
술도 한잔하고, 차가운 바닷물에도 들어가 보고.
여자친구와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 올 수도 있겠네요.
행복이란 게 별거인가 싶습니다.
이렇게 살아보는 생각만해도 즐거워지니까요.
뭘 먼저 해야 할까요.
당장 캠핑카의 가격을 알아봐야겠어요.
집만큼 비싸겠지요.
천만원대부터 억대에 이르는 가격대.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도 캠핑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역시 행동으로 옮기면
뭐든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게 되네요.)
다음은 어떻게 그 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언제나 모든 문제의 핵심은 돈이지요.
그래도 5년 동안 열심히 벌면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갑자기 목표가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
그저 꿈을 꾸기만 하는 건 이제 싫네요.
안개처럼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허무한 바램이 아니라,
한 발짝 한 발짝 성큼 다가가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명
붙잡을 수 있는 확실한 계획으로 만들어 두어야겠어요.
한 발짝, 한 발짝 거북이처럼 살지만 괜찮아.
이렇게 또
하염없이 바라기만 했던 무언가를
조금씩 성취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5년 뒤,
멋진 바닷가 풍경 앞에서
한가로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을 꿈꾸며
오늘도
그 목표를 향해 전진전진
백수도 꿈을 꾼다
백수도 이룰 수 있다.
백수도 멋있다.
백수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