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판이 다 찼다.
우리는 인생은 한 번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한 번 사는 인생 해보고 싶은 걸 해야 하지 않겠어?”
“이번 생은 꽝이야!”
“다음 생을 기약해야겠어.”
근데 잠깐만…
우리는 꼭 한 번만 살아야 해?
왜?
왜 그래야 하는데?
두 번살면 안돼?
세 번 살면 안 되나?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를 하나의 인생으로 본다면 그 인생을 세 파트로 나눠서 살아보는 건 어떨까.
Part 1 첫 번째 30년
인생의 방향성을 찾아가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지식을 쌓고 가치관을 길러내는 시간
Part 2 두 번째 30년
방향성을 찾았다면, 이제 싫어하는 것 불편한 것들을 걷어내고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성과를 내는 시간
Part 3 세 번째 30년
내가 30년간 만들어 온 성과들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시간
나는 1990년 9월 26일에 부산의 작은 병원에서 태어났다.
2020년 9월 25일까지 살아낸다면 딱 30년간 살아온 것이다.
강산이 3번이나 변하고, 계란 한 판이 꽉 차 풍성해지는 시간이다.
2의 배수이고, 3의 배수이고, 5의 배수이고, 6의 배수이고, 10의 배수이고, 15의 배수인 30
30은 친절하고 관대한 숫자인 것만 같다.
30년을 살아온 사람 말고 그냥 30이라는 숫자만을 봤을 때는 조금은 성숙하고, 조금은 완벽한 느낌이 든다.
내가 살아온 첫 번째 30년을 한번 끊어가려고 한다.
그 30년을 돌아보면서 어떻게 살아왔고, 그럼 다음 30년은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고 방향성을 찾아보려고 한다. 내가 첫 번째 30년에서 만약에 마음이 안 드는 점이 있었다면, Part 2 두 번째 30년에서 어떻게 바꿀지 생각해 봐야 한다.
3년간 다닌 회사에 어제 사직원을 올렸다.
2000명이 넘는 조직에서 나의 퇴사에 누가 관심이 있겠냐고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퇴사에 관심이 있었다.
내가 퇴사하고 뭘 하는지, 퇴사는 왜 하는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그 소문은 널리 널리 날개를 달고 펴져가고 있었다.
연차 소진으로 인해서 실제 사직일은 10월 중순이지만, 나의 회사 최종 출근일은 9월 25일이다.
공교롭게도 나의 생일 바로 전날이었다.
2020년 9월 25일 내가 태어난 지 30년이 된 날.
그리고 2020년 9월 26일 나의 두 번째 30년이 시작되는 날.
죽음은 소멸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좀 과격한 표현이긴 하지만 죽음은 하나의 완성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놓아야 새로운 것들을 집을 수 있다.
30년을 잘 마무리 지어야 Part 2 30년을 가볍고 상쾌하고 시작할 수 있다.
남은 3주간의 회사 생활도.
나의 남은 첫 번째 Part 1 30년도.
잘 정리할 수 있는 고요한 시간이 꼭 필요하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이번 주말에 가만히 혼자 앉아 또는 누워(?) 지나온 30년간을 차근해 정리해 보는 것이다.
뭘 해왔고, 뭐가 좋았고, 뭐가 행복했고, 뭐가 불편했는지.
다음 30년은 어땠으면 좋겠는지, 어떻게 살아야만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는지.
그렇게 나는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