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바디 프로필을 찍은 이유

by 제이


호기로운 퇴사를 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그 좋은 회사를 왜 나가냐고 말렸다.

월급에 또는 사회적인 시선에 나도 점차적으로 적응해 나가고 안주하고 싶었지만 자꾸만 숨이 막혔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나는 회사에 적응하는 중일 거야."

"적응하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원래 다 그런 거 아니겠어?"


하는 생각들을 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빴던 것도 아니고

업무가 힘이 부치긴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퇴사라는 선택을 한 걸까.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과 말에는 이유가 있지만

그 진짜 이유를 우리는 그 당시에는 모르는 경우가 있다.


지금 돌아보니 내가 퇴사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내가 의사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회사에서는 나는 당시에 이제 막 4년 차 주임이 되었고 내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조직마다 권한을 위임하는 정도나 방법은 다르겠지만 내가 몸 담았던 조직의 운영되는 방식이 나에게는 잘 안 맞았던 것 같다.


조직장에게 항상 의사를 물어야만 했다.

조직장의 의견에 따라 일처리를 할 때면 가끔은 왜 그렇게 처리하는지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뭔가 내가 계획해서 내가 알아서 일을 처리하고 싶었던 것 같다.

당시에 나는 스스로가 어떤 상태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을 갖고 돌아보니 내가 조직 생활을 하는 동안 조금씩 불만이 모르게 내 속에서 쌓여가고 있었던 것 같다.


뭔가 내가 계획해서 내 생각대로

실행하고 결과물을 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일을 해야만 했다.


조직 내에서는 내가 대표이사라 하더라도

의사결정의 범위가 넓어질 뿐이지 온전히 나의 판단으로만 일을 진행시킬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손에 쥔 것들을 놓고,

내 비즈니스를 시작해야 하고 싶었다.


나 스스로가 그 일의 총책임자이자 실행자가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제 회사를 안 나간 지 한 달 정도가 지났다.

한 달 동안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고, 작은 성과들도 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바디 프로필을 찍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예쁜 몸을 만들어서 사진으로 남기는 이유는 바로

모든 것을 내가 컨트롤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예쁜 몸

물론 남기고 싶다.

근데 그 이면에는 그걸 내가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도 한번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식단 조절이나 운동 같은 일들은 부지런하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를 온전하게 컨트롤할 수 있어야만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콘셉트, 의상, 스튜디오 업체 선정에서부터 헤어 메이크업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고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예술품의 주체가 내 몸이 되는 것이지만 결국 바디 프로필을 찍는 행위는 하나의 프로젝트 기획에서 시작한다.


디자이너가 패션쇼를 올릴 때 작품을 셀렉하듯 내가 찍을 프로필의 의상을 셀렉하고 업체를 셀렉해서 결국에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프로젝트이다.


처음에는 한 2달 동안 몸을 만들어서 바디 프로필을 찍으려고 했는데 몸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이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실행해 옮겨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일정을 앞당기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목요일 10월 29일에 바디 프로필을 찍었다. 바디 프로필을 준비한 지 3주 만의 결과였다.

촬영 전날 인바디를 재고 나서는 PT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


깡이 좋은 편이죠?



많은 내용을 내포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3주 동안 나는 그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고 달려왔고나뿐만 아니라 나를 위해서 애써주는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었다.


PT 선생님도, 스튜디오 작가님도, 헤어 메이크업 선생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러한 결과물이 나올 수 없었을 것 같다.


아........

이런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니까 스스로도 좀 우습지민 정말 뿌듯했다.

사실 바디 프로필 한 번 찍었다고 어마어마하게 인생이 바뀌지는 않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적어도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값진 경험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이 브런치북에는 이때까지 퇴사를 결심하기까지는 내 마음의 심적 갈등과 고통스러운 얘기들을 써왔지만 앞으로는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얘기들로

나의 책을 채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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