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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Jun 06. 2020

널 기다린 시간

39주 5일 


39주 5일 
딸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내 뱃속에서 숨 쉬던, 
내가 널 만나기까지 기다린, 
그리고 우리가 가족이 된 시간.  


출산의 고통은 육아의 힘듦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낳기전엔 흘려듣던 말들이 이제 하나씩 귀에 들어온다. 아기를 맞이할 많은 준비를 했지만 막상 실전에서 서툰게 너무나 많은 엄마 아빠라서 조금은 슬프고 속상한 요즘이다. 함께 살아가는게 무엇인지 하나씩 배워가는 요즘, 딸이 커가는 하루가 너무나 소중하고 아쉽기만 하다. 


이제 더 이상 딸이 없는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인생에서 딸은 나에게 커다란 낙인이 되어버렸다. 끝까지 책임져야 할 존재. 책임을 진다는 건 적당하게 살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적당하고 무난한 삶은 이제 앞으로 나의 세계에 없는 수식어가 되겠지. 


돌이켜 보면 임신 막달의 두려움은 혼자 겪어야 하는 출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옆에서 자고 있는 딸을 보고 있으니 널 기다린 시간이 인생에서 제일 크게 두려웠던 시간이자 동시에 우리가 함께 지냈던 행복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나와 남편 이렇게 둘만의 시간이 이제는 딸과 함께 셋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둘이 아닌 셋의 앞으로가 꽤나 궁금하다. 


임신과 출산이 끝난 지금 육아라는 새로운 세상과 싸우고 있다. 남편도 나도 생각지 못한 일들때문에 좌절도 하고 울기도 하지만 아기와 함께 커가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지금 20대에 느껴보지 못한 진짜 행복이 무엇인기 조금은 알것같다. 너도 우리와 함께 보내는 지금이 행복하고 소중하길 바라며


사랑하는 우리딸에게 이 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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