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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Aug 13. 2021

말린 과일이나 야채를 장기 보관하는 법

진공 포장

올해 여름은 지구 곳곳에서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듯 캘리포니아, 캐나다, 그리스와 터키에서 가뭄과 고온으로 산불이 끊이질 않는다. 그로서리 가게에 갈 때마다 풍부히 진열된 식품들을 바라보면 그 어느 때 보다 땀 흘렸을 농부들에 대한 무한한 감사가 느껴진다.


그동안 야채와 과일을 말린 크고 작은 경험을 정리해 보면,

전처리 과정(Pretreatment)

사과는 말리기 전 처리 과정으로 레몬주스나 시럽에 담그거나 아스코르브산(비타민 C)에 살짝 담그면 갈변(Oxidation: 산화)을 막아 비타민의 손실을 줄이고 당도가 높아져 맛이 풍부해진다.

과일은 주로 사과와 파인 애플을 말렸다.

사과를 반으로 자르고 평평한 부분을 도마 바닥에 대고 3mm 정도의 두께로 썰다가 씨가 나오는 중간쯤 되면 파내어 나머지 부분을 잘랐다. 전처리 과정 없이 말렸는데도 갈변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다.

살짝 데치기(Blanching)

야채를 말리기 전에 끓는 물에 살짝 데치거나 찜기에 찌거나 아니면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숨을 죽이면 색깔이 더욱 선명해지고 탈수가 빨라지며 반 조리된 상태로 나중에 꺼내어 조리할 때 편하다.

 양파, 마늘, 고추, 버섯 등은 제외다. 수용성 비타민이나 미네랄의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야채 중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호박과 시금치를 말렸다.

호박은 처음에 살짝 데쳐서 3mm 채칼을 사용하니 균일한 두께로 썰어져 말리는 시간이 들쑥날쑥하지 않아 좋았는데 살짝 데쳐 말린 것보다 생으로 한 것이 색깔이 더 좋아서 의아했다.

H 마트에 가서 보니 타이완산 시금치와 부추가 커다란 묶음으로 팔리고 있고 크기가 토종에 비해 두 배가 넘을 정도로 풍성해서 집어 들고 당근도 몇 뿌리 사 왔다.

과일 씻는 식초를 넣은 물에 야채를 약 5분간 담갔다가 꺼내어 당근과 호박은 베이킹 소다를 뿌린 수세미로 문질러 닦으니 미끈미끈한 왁스가 씻겨 뽀득뽀득한 느낌이 났다.

시금치를 팔팔 끓는 물에 살짝 숨이 죽을 만큼 담갔다가 꺼내어 꼭 짜서 채반에 펴서 말렸고 부추는 부침개 만들 때의 크기로 잘라서 채반에 펴 말렸다.



다 말려진 야채와 과일을 메이슨 병에 넣어 가끔 씩 흔들어 주어 컨디셔닝(conditioning)을 해주는 것이 마무리 작업이다. 혹시 모를 수분이 한 곳에 자리해서 곰팡이 피는 것을 방지하고 균일한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란다.

처음에 메이슨 병을 사용할 때만 해도 공기의 흡입을 막아 내용물이 신선하게 유지되는 것만 알았지 진공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자주 꺼내어 사용할 경우는 진공 포장하지 않아도 되지만 진공으로 포장하면 더 오래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커다란 채반에 꽉 찰 정도의 야채가 말라 부피가 작아져 쿼트(90 그램) 용량의 병에 쏙 들어갈 때는 말할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도구를 이용하여 병에든 산소를 제거하면 진공으로 밀봉되며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병에 보관하지 않고 진공 비닐 백을 이용하여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진공포장기 (Vacuum sealer) 유용하게 쓰인다.

다시다를 브라운 백에 넣은 다음 진공포장(좌)  |  건조돤 야채를 전용 진공 비닐 백에 넣어 포장(우)

진공 포장기와 진공 포장 플라스틱 백을 구입해야 하는 초기의 부대 비용이 발생하지만 보관 가능한 선반 위의 생명(shelf life)이 압도적으로 길어져 투자 가치가 느껴졌다.

환경을 생각하면 플라스틱을 줄여야 하고 공간을 생각하면 병의 개수를 줄여야 하니 그 중간쯤 어딘가에 적절한 선을 찾아야만 했다.

멸치와 다시마, 표고버섯을 갈아서 만든 멸치 다시다를 브라운 (brown bag) 넣어 동그랗게 말아서  테이프로 내용물의 이름을 적고 vacuum sealer bag 넣어 진공 포장했다. 간편하고 크게 자리를 차지하지 않아 커다란 컨테이너에 담아 장기 보관하게 되어 너무 다. .


최소한 내용물에 공기가 들어가 산화가 되어 풍미(flavor) 사라지는 일이 방지가 되고 상해서 버려지는 일이 없으므로  절약, 시간 절약, 농산물 절약하는 일석 삼조의 보관 방법을 찾아내게 되어 마치 콜럼버스의 발견이라도  것처럼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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