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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Aug 25. 2021

아이들의 간식, 초간단 육포 만들기

볶은 김치의 추억

지금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무료 급식을 먹지만 내가 한국에서 초중고를 다닐 때만 해도 각자 도시락을 싸와야 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점심시간, 도시락 먹는 일은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죠.

고등학교 때에는 한창 크는 나이라서 2교시가 끝나면 배가 고파져 점심시간 기다리기가 힘들어서 미리 도시락을 까먹는 아이들이 절반이 넘었어요.

나도 그중에 하나였는데 선생님께서 수업하러 들어오시면 반찬 냄새 때문에 창문을 열라고 하셨어요.

김치 냄새~가 교실을 가득 채웠을 테니까요.

엄마가 싸준 도시락의 김치는 항상 볶아져 있었어요. 꼭 짠 김치를 참기름에 달달 볶아서 그 위에 항상 깨소금이 뿌려져 있었어요. 그때만 해도 신김치를 워낙 싫어해서 김치를 그 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그를 알아채셨을까? 아무튼 엄마가 만든 도시락의 김치는 항상 볶아져 있었고 새콤, 달달, 고소한 맛은 날마다 먹어도 질리지가 않았습니다.

나중에서야 엄마께 김치 국물이 흘러나와 가방 속의 책과 공책을 버리게 될까 봐 그리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리 어려운 육포를 만들어?

입이 짧은 딸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육포입니다. 가끔 식품가게에서 사 오려면 가격도 가격이지만 왠지 알지 못하는 불량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자주 사 오기가 그랬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니 사서 냉장고에 넣고 가끔 나도 꺼내서 먹어보니 먹을만했습니다.

게다가 우리 강아지가 어찌나 좋아하는지~


최근에 장만한 식품 건조기에 먹고 남은 매운 돼지 불고기와 닭갈비를 건조했는데 사건이 벌어졌죠. 우리 집에서 가장 식성이 좋은 아들이 최근에 분가를 하여 4인분이 남아 돌기 시작하는데 언제 다시 먹게 될지 몰라 냉동실에 두었다가 꺼내어 건조기에 말렸어요. (공간을 비우기 위해서)


남편과 모닝 골프를 하고 돌아와 보니 건조기에 말린 닭갈비 냄새를 맡고 강아지가 카운터에 있는 건조기를 넘어트려 다 시식을 끝낸 후였어요.

세상에~

강아지도 매운 것을 좋아하나 봅니다!


초간단 육포 만들기

최근에 구입한 식품 건조기에 육포에 들어가는 레시피 믹스가 함께 동봉이 되어 있네요.

육포(beef jerky)를 만들어 보려고 코스코에서 beef flank  (육개장에 들어가는 소고기)를 사 왔어요. 기름기가 없는 부위가 적당하다고 하네요. 기름은 산패되기 때문에 식품 건조에 지방이 많은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해요.

소고기는 3 파운드(1.3kg)인데 육포의 믹스를 보니 2 파운드용이에요. 그래서 2 파운드는 믹스를 이용하고 나머지 1 파운드는 집에 있는 양념을 사용해서 맛이 어떤지 비교해 보고 싶었어요.

1. 고기 덩어리를 채 썬다. 너무 두껍지도 가늘지도 않게 적당한 두께로 썬다.

2. 양념장 만들기

- 1 파운드에 들어갈 양념은 진간장( 1/4 컵)에 맛술, 설탕, 후추를 1의 비율로 다시다, 고춧가루, 마늘가루, 양파가루는 1/2 비율로 하여 섞고 꿀도 조금 넣었어요. : 정확한 비율은 없으니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고 요즘은 후추가 식욕억제 효과가 있다고 해서 듬뿍듬뿍 사용하는 편이에요.

3. 썰은 고기와 양념장을 지프락 백에 넣어 봉한 후 겉에서 양념이 골고루 배도록 손으로 주무럭 거린다.

- 이 방법을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요리를 초간단하고 간편하게 하는 팁이에요.

4. 양념장에 재운 고기를 지프락 백에 넣은 채로 냉장고에 넣어 하루를 숙성시킨다.

- 믹스에는 2파운드에 물을 반 컵 넣으라고 되어있어 1 파운드의 양념장을 만들 때는 따로 물을 넣지 않고 진간장을 1/4컵을 넣었어요.

5. 숙성된 고기를 꺼내어 채반에 펴 널은 후 약 6시간 정도 건조한다.

- 숙성된 고기를 보니 양념장이 고기에 배어 들어가 흘러내리는 양념장이 없었어요.

- 간장의 양 조절이 양념장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래야 건조기에서 쉽게 건조할 수가 있으니까요.

- 해보지는 않았지만 오븐이나 그릴에 구워도 맛있는 육포가 만들어질  같아요.(적정 온도는 71~76C)

양념장을 지퍼락에 넣고 조물 조물 (좌) 하루를 숙성 시킨 소고기 (우)

시식후기

진간장으로 양념을 한 육포는 처음에 몇 시간 건조하고 맛을 보았을 때 엄청 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작 다 완성된 육포에서는 짠맛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대신 믹스를 이용한 육포는 소금이 얼마나 들어갔느지 짠 느낌이 많이 나고요. 식품가게에서 사 먹던 육포보다는 조미의 맛이 약하게 느껴졌지만 제법 육포의 맛이 났어요.


진간장을 이용한 레시피는 제 입맛에 더 잘 맞았는데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진간장이 들어가서인지 색깔이 검게 나와서 마치 탄 것처럼 보였어요. 커버 사진은 믹스를 이용해 만든 육포인데 색깔이 먹음직스럽게 선명하네요.


딸아이가 여름에도 치어 캠프에 다니느라 가끔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는데 항상 동물성 단백질이 부족한 식단이라 뭔가 좀 아쉬웠어요. 그 빈 공간을 육포로 채울 생각을 하니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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