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만에 장 가르기
원래는 60일 되면 장을 가를 예정이었다. 미시간 날씨가 춥고 정월장 (양력 2월 2일)을 담아서 좀 더 긴 숙성 기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였다.
생각을 바꾼 이유가 이미 간장물이 진하게 우러나왔고 메주가 풀어지기 시작해서 더 이상 놔두면 간장물이 텁텁해질까 봐…
우려했던 어떤 곰팡이도 피지 않았다. 이유는 아마 세 가지 일 것이다. 하나는 곰팡이가 많이 피지 않게 메주를 띄웠고 둘은 저온 숙성 시켰으며, 셋은 간장 담을 때 넣은 활성 숯의 효과 때문인 것 같다.
식품안전처의 권고대로 메주를 작게 만들고 아플라 톡신이 좋아하는 고온 다습대신 온도는 30도 이하(28도) 습도는 60퍼센트 이하로 맞추어 메주를 발효시킨 것이 한 몫했다.
장을 가른 후 최소 6개월 숙성을 시키고, 활성숯을 이용하면 90퍼센트 이상 아플라톡신이 제거된다고 한다.
준비물
메주 가루 : 200g
고추씨 가루 : 200g
마늘 가루: 200g
국자 or 바가지
면포(간장물 거를)
소쿠리
대야 (두 개) : 간장물, 된장
유리병 4개 (6컵 들이) 1개 (3컵들이)
1. 소금물에 불은 메주, 활성 숯, 다시마를 꺼내고 메주는 치댈 커다란 용기에 담는다.
투명한 국물 낼 때 쓰는 부직포 주머니에 메주를 넣어 꺼낼 때 편리했다.
2. 간장을 고운 면포에 거른다.
면포가 고울수록 간장이 맑아진다.
3. 걸러진 간장물을 준비된 투명한 병에 담는다.
긴 손잡이가 있는 바가지나 국자로 뜨고 병 입구에 깔때기를 넣어 입구가 넓어지게 하면 담는데 편하다.
4. 분리된 된장을 메주가루, 고추씨가루, 마늘 가루를 넣어 치댄다.
고추씨 가루와 마늘 가루는 항균 작용을 하여 추가하고 메주 가루는 간장으로 빠져나온 맛을 보충하기 위해서 첨가를 하였다. 이미 맞춰 놓은 소금의 농도를 지키기 위해서 양을 조금만 사용하였고 지하실에서 숙성시킬 것이므로 햇볕에 졸아들 염려가 없어 되직하게 담았다.
5. 장 담글 때 넣었던 소금물에 불은 다시마를 된장 위에 덮고 그 위에 누름막을 이용해 꾹 눌러준다.
공기와 닿지 않아야 곰팡이 활동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야채를 말려서 진공(산소가 없는) 포장하는 이유도 그와 같은 이유이기 때문이다. 다시마에서 번져 나오는 향이 된장 전체에 퍼져 구수하고 향긋한 냄새가 너무 좋다.
약 5kg의 메주콩으로 만들어서
약 7 리터의 간장
12리터 들통에 3/4 찰 정도의 된장을 생산하였다.
그러니까 5kg의 메주콩으로 약 10kg이 된장이 만들어지고 15 리터의 물이 7 리터의 간장으로 나온 것이다.
곰팡이도 피지 않았는데 어떻게 간장물이 진해 질 수 있을까? 바로 고초균이 만들어 놓은 초콜릿색 진액 때문이다.
전통 된장을 담을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이 한 가지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바이오제닉 아민이다.
단백질을 함유한 식품이 부패(발효)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질소 화합물로
- 된장을 만들 때 마늘을 첨가하면 30~50% 감소
- 발효 온도를 30도씨 이하 저온 숙성
- 저장 온도는 4도씨 이하 저온 보관
하면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지하실 온도가 15도 이므로 장을 보관하기 적절한 장소가 된다.
간장은 어둡고 선선한 지하실에 마치 포도주가 익어가듯 천천히 익어가고 된장은 햇빛을 받아 3~6개월 숙성시킨 후 간장과 같은 곳에 보관할 예정이다.
장 담그기를 처음 시도하면서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나름 성공적이었다 자찬하는 이유는 좀 더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 잘 띄운 메주가 맛과 향을 좌우한다.
- 곰팡이를 적절하게 컨트롤하여 특유의 군내나 곰팡이 냄새가 없다.
- 원형보다는 사각형 메주가 바로 서서 발효시키는데 더 편리하다.
- 온도계와 습도계, 염도계가 메주 발효와 장 담그기 과정을 쉽게 해 준다.
- 소금물은 비율을 통해 농도를 맞추고 나중에 물이나 소금을 더 첨가하지 않는다.
- 숙성온도와 저장 온도를 지키는 것이 건강한 장을 만드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