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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랄라 Oct 26. 2020

영국을 떠나오며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4년간의 영국 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이 타인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내면으로 체험하게 된 것이다. 

 

차별에 분개하는 나에게 또 다른 영국 친구가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차별이 왜 나빠? 차별은 구분이고 구분은 배려와 연결되는 거야! 나는 영국에 부유한 사람들이 가는 마트와 싼 물건만 파는 노동자 계층을 위한 마트가 있다는 게 정말 좋은 거 같아! 그것도 배려의 한 종류야!”

 

그 계층 안에서 선을 넘나들지 않고 잘 살아가도록 하는 나라가 영국의 장점이라는 혹자의 얘기에 분개하다가 깨달은 것이 있다. 그들에겐 그것이 진리인 것이다나에겐 내가 생각하는 진리가 따로 있듯이, 때로는 이런 가치관이 서로 섞일수도, 섞여 질수도 없다는 사실…정체성과 이어지는 태생적 한계는 자신의 뒷모습도 바라 볼  수 없는 제한된 시각의 인간에게 그 한계점을 꽤 명확히 제시하는 것 같다. 서로의 가치관을 이해하기에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너무나 많다. 

 

영국에는 엄연히 계급이 존재한다. 여왕이 있고, 귀족이 있고, 부자가 있고, 서민과 노동자가 있다. 같은 영어지만 쓰는 단어도 다르고, 입는 옷도 다르다. 그렇게 살아간다.

여왕을 사랑하고,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많은 영국인들에게 신분과 계급은 차별이 아닌 배려가 될 수있다는 생각이 나는 아직도 받아 들여지진 않지만, '그들은 그렇구나' 인정하기로 한다. 


우리는 모두가 다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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