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저 멀리 내팽개쳐두고
삼십 분째 그네를 타더라고
거기 제 자린데요
괜한 오해 사기 싫어
한 칸 떨어진 젖은 벤치에 앉아 발포주 마셨다
꽤 잘 타시네
엄지와 검지로 여우의 악마를 만들어 그 사이로 봤다
“무책임해지고 싶으면 무작정 이해해버리면 그만이다”
상현달처럼 누워서
공원 내 금연 표지판 무시하고 보란 듯
아이코스 빼 물기
300원 더 내면 비흡연자도 구분 않는 찐 냄새
붕어빵처럼 두를 수 있다
테리아 썸머 웨이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곰방대처럼 물고 다니는 그거
여름이 맛있는 건 철저히 기분 탓
몰고 온 바람은 맞이하는 파도보다 직접적이다
시대도 비슷하지 카를 야스퍼스가 말한 축의 시대
여기 놀이터 그네에 있다
200년까지 안 가도 된다고
진자운동에 몸을 맡기세요
바로 옆에 한 자리 있는데 또 오해 사기 싫어 관뒀다
애들 없는 동네, 나만 타던 건데
큰 소음 없는데
경찰차가 왔다
훈녀생정
전 안 피웠다니깐요
진짜로
겨울이면 입김이라고 뻥쳤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