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이 꽃처럼
내가 꽃처럼
그렇게 보이는 날
나보다 아름다운 것으로
그렇게 보이는 날
옷소매로 쓱쓱 닦아 내
영롱해진 거울을
들여다본다
불쑥
뛰어나오는
못된 송아지
쓰윽
거울다리
밀어버린다
모른 척.
꽃으로 보이는 나를
애써 집중해 주어도 되는
그런 날
이름 모를 산 버섯이
독버섯이면 또 어떠하리
내가 너를
꽃으로 여기겠다는데
마음처럼
쉬이 착해지지 않는
내 안의 못된 송아지를
이해해 달라고
기다려 달라고
또다시 부탁하기도 무안할 때
너에게도
나에게도
가끔 한 번은
이런 치팅꽃밭
괜찮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