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새로운 루틴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 저널링을 하는 것이다. 보통 저널링이라면 아침이나 저녁시간, 또는 특정한 이벤트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 나의 저널링 방식은 거의 매일, 매시간, 매순간 기록을 하는 것이다.
프리랜서의 자유로운 생활이 때로는 너무 느슨하게 느껴지고, 목적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발단이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나의 목적과 연결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상에서 얻는 좋은 아이디어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도 아쉬웠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모든 고민을 공통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수단으로 저널링에 주목하게 되었다.
나의 저널링은 매일의 계획 수립과 결과 체크, 자잘한 일상의 기록, 그리고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써보는 낙서를 결합한 개념이다. 처음에는 매일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 결과를 체크하는 것만 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하루 이틀 그렇게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거기에 추가해서 일상 다반사를 쓰고, 거기에서 내가 느끼고 배운 것을 남기게 되었다. 어떤 질문이 마음 속에 자꾸 떠 오르면 그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하는 글을 써보기도 했다. 시행착오와 변화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저널링의 모습이 자리잡게 되었다.
저널링을 하기 이전보다 할 일들을 더 잘 챙기고, 마무리 짓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 아이디어가 풍부해져서, 저널링을 하다가 떠오른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 글쓰기 아이템을 얻기도 한다. 이제는 저널링 습관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하다.
저널링이 ‘나’라는 기업의 최고경영회의 같은 것이 되었다. 저널링을 하면서 계획을 수립하고, 결과를 보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하고, 중요한 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아침과 저녁에 기본으로 저널링을 열어서 쓴다. 그리고 뭔가 생각나거나, 일이 잘 안풀린다 싶으면 바로 저널을 열어서 무조건 쓰고 생각해본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생각이 정리되고, 혼란스럽던 감정이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노션이나 원노트 같은 어플을 썼지만, 작성, 저장, 관리의 측면에서 번거로운 점들이 있었다. 지금은 구글 문서를 쓰는 것이 가장 편하고 최적화된 듯하다. 구글 문서를 열 정도의 여유가 없는 때에는 (예를 들면 길을 걷는 중에 떠오른 생각을 기록할 때)구글 Keep 어플에 빠르게 기록해두었다가 나중에 구글 문서로 옮겨 적기도 한다. 언젠가 더 좋은 도구가 있다면 언제든지 경험해볼 뜻이 있다.
프리랜서로서 자유로운 일상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수 있는 자유와 언제든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여유를 내게 주었지만,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일관성 있게 집중시킬 수 있는 도구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였다. 일상 저널링이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하고 잘 활용하고 있다. 때로는 좋은 도구를 잘 선택하고 활용하는 것이 결과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