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복어 녀석.
길게 드린 어망에 잡혀 버렸다.
벗어나려 요동쳐도 나갈 길 막혔네.
찬 바다 돌아다니는
천하무적 바다 장군 우리 복 장군.
아뿔싸.
이제는
오나라 병졸에 잡힌 관운장 신세.
바다가 검어지고 하늘이 노랗다.
분하다. 억울하다.
한껏 배 부풀리고 이를 갈아도
아는 이 없고
천상 저 멀리서
노랫소리만 요란하게 들리네.
“어허야! 어허야! 滿船일세! 滿船일세!”
어이할거나.
내일은 내 살 조각나
횟감이 될 터이고
복튀김, 지리탕, 매운탕
튀겨지고 삶아지겠네.
오늘도 저 바다엔
이 가는 소리, 독 뿜는 소리
흩어지고 부서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