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 찬바람,
한여름 불볕에도
꽃이 피거나 지거나,
구름 따라 물 따라
걸망은 지거나 말거나,
與與히 如如히
머무름도 떠돔도
따로 없다네
누덕누덕 기워입은
옷 한 벌 족하고
머리 깎은 들,
아니 깎은 들
형체도 형상도
한밤 꿈이거늘
물처럼 구름처럼
한세상 살다 가세
어허야 어허야,
다시 일어나
걸림 없이 걸어가세
운수납자(雲水衲子)여.
"의성 산불로 소중한 안식처를 잃은 스님들께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이 시를 올립니다. 수행의 길이 언제나 구름처럼, 물처럼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