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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일 없이
외롭고 막막하던 시절, 어떤 글쟁이의 귀에
검은등뻐꾸기 소리가 들렸대요.
'흑흑흑흑' 이렇게요.
(검은등뻐꾸기는 여름 철새임,
우리나라에서 여름을 나고 겨울은 동남아에서 남.)
그런데 친구의 귀에는
'홀딱벗고 홀딱벗고'로 들린대요.
? 뭐죠?
그래서 글쟁이는 가까운 스님에게 새소리가
‘어떻게 들리세요’라고 물었더니
'머리깍고 머리깍고'로 들린다고 하셨대요.
그 스님 말씀에 따르면
옛날 어느 스님이 게으르게도
공부하지 않고 놀기만 하다 죽어서
검은등뻐꾸기로 환생하여
모든 상념과 잡념을 홀딱 벗고
공부해, 해탈하라고
그리 운다고 하시더래요.
일체一切는 唯心이죠.
옳고 그름을 떠나 마음먹기에 달렸다죠.
천당과 지옥도 마음이 만들고…….
내가 어떤 생각을 가졌느냐에 따라
세상 만물이 다르게 느껴진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의문.
마음이란 놈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요?
이번 여름에는 검은등뻐꾸기 소리를 들으러
들판에 나가 봐야겠어요.
내 귀엔 어떻게 들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