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큰 눈 오는 날

by 신화창조

하늘이 터진 듯

옴팡지게 눈 오는 날은

십 리 오일장도 문을 닫고요.


삽작 밖 고랑이랑

하얗게 눈 쌓인 날은

부엉이도 울지 않아요.


온 누리를 헤매던

곤줄박이 물까치 동고비 잡새도

저 산 너머 자기 집에 숨어들고요


어저께 시집온 둥둥 각시는

시 엄니 지청구에

저녁 감자를 삶고


외아들 권 주사가 하얀 백지에

공연히 써놓은 입춘대길은

어느 때 싸리문에 걸릴 건가요.


keyword
월, 일 연재
이전 05화못 자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