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터진 듯
옴팡지게 눈 오는 날은
십 리 오일장도 문을 닫고요.
삽작 밖 고랑이랑
하얗게 눈 쌓인 날은
부엉이도 울지 않아요.
온 누리를 헤매던
곤줄박이 물까치 동고비 잡새도
저 산 너머 자기 집에 숨어들고요
어저께 시집온 둥둥 각시는
시 엄니 지청구에
저녁 감자를 삶고
외아들 권 주사가 하얀 백지에
공연히 써놓은 입춘대길은
어느 때 싸리문에 걸릴 건가요.
글을 쓴다는 것은 내면을 보이는 것, 사실 부끄럽습니다. 가지고 있는 게 적습니다. 만약, 어쩌다 한 분이라도 봐 주고 격려해 주시면 좀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