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설중산보(雪中散步)

by 신화창조
함박눈 산촌5.jpg

한참을 바라봐도 무섭지 않아요.

솜털 같은 눈송이가 천지를 날아요.

함박눈 바둑이도 어쩔 줄 모르네요.


이제 길을 나설 거예요.

저만치 동구 밖까지 걸을 거예요.

천년 소나무와 바위를 친구 해서 걸을 거예요.


살랑살랑 흩어지는 눈을 맞으며

산들산들 참새 바람 엉덩이도 흔들며

저 건너 큰길까지 시나브로 걸어요.


손님 같은 눈송이가 다정히 오는 날은

아무 생각 없이 저만치 산허리까지

빙싯빙싯 볼웃음 품고 마냥 걸어요.


대청마루 자락에는 키가 큰 할아버지가

감자 삶는 할머니는 정지 간에서

한 폭 그림이 되어 세상을 지켜주셔요.

함박눈 산촌3.jpg


keyword
월, 일 연재
이전 06화큰 눈 오는 날